4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을 위해 다시 신치토세 공항을 찾았습니다.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서 국제선 청사로 오실 경우 이곳 1층 승강장에서 내리게 되며 입국 후에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시고자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해당 승차장을 찾아서 탑승하시면 됩니다. (단, JR의 경우에는 2층이나 3층의 연결통로를 이용해서 국내선 청사 지하로 가셔야 합니다.)


입국 시에 거쳐왔던 2층 도착 로비를 지나 한 층 더 올라가면,


3층 출발 로비입니다. 국제선 청사는 생각보다 그리 넓지 않고 발권 카운터도 사진에 보이는 A, B 카운터가 전부라 길을 헤맬 염려는 없어 보였습니다.


창밖으로는 국내선 청사로 이어지는 유도로가 보이네요. 가운데 피치항공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는 곳이 국내선 청사의 북쪽 윙 끝부분인 것 같습니다.


발권을 마친 후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공항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은 카운터 맞은편에 있는 하쿠힌칸(博品館 TOY PARK)이었는데요, 이런저런 캐릭터 상품이나 장난감 등을 갖추고 있어서 가볍게 구경해볼 만 하더군요.


국제선 청사 자체에는 둘러볼 만한 곳이 그리 다양하지 않지만 대신 국내선 청사로 향하는 연결통로에는 흥미로운 시설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장소는 도라에몽 와쿠와쿠 스카이 파크(ドラえもん わくわくスカイパーク)입니다. 이곳은 여러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사진에 보이는 어뮤즈먼트 존에는 인형뽑기를 즐기거나 포토 스튜디오에서 기념촬영(물론 유료)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입장권을 구입해야 들어갈 수 있는 파크 존에는 동작인식을 이용한 게임이나 트릭아트 등이 있다고 합니다만 대체로 아이들 취향에 맞추어져 있는 것 같아서 저희는 굳이 들어가 보진 않았습니다.


마주보고 있는 샵에서는 도라에몽과 관련된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었구요,


그 옆에 있는 카페에서는 도라에몽 캐릭터가 들어간 음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공항 + 캐릭터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닌 것 같네요.


라이브러리에서는 한글을 포함해서 여러 언어로 번역된 도라에몽 만화책을 볼 수 있으며 함께 자리잡고 있는 워크샵에서는 공작 키트를 구입해서 도라에몽을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헬로키티를 비롯한 산리오의 캐릭터들이 모여있는 헬로키티 해피 플라이트(ハローキティ ハッピーフライト)입니다. 이곳 역시 도라에몽 와쿠와쿠 스카이 파크와 마찬가지로 카페와 샵, 유료 체험 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카페에서는 헬로키티 캐릭터를 이용한 식사와 디저트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메뉴들 중 가운뎃줄에 있는 메뉴들은 식사를 마친 후 머그컵을 기념품으로 받아갈 수도 있구요.


색칠놀이를 끼워주는 음료 세트도 있네요.


(이미지 출처: http://www.new-chitose-airport.jp/ja/happy-flight/news/detail/post-18.html)

아직 진행 중인지는 모르겠지만 3월 초를 기준으로 한복을 입은 헬로키티 패널과 함께 이런 한복 대여 안내가 붙어있었습니다. 남성용 한복은 제작 중이라고 공지되어 있었는데 지금쯤 가면 준비되어 있으려나요.


입장권을 구입해야 들어갈 수 있는 유료 구역은 세계 각국의 이미지를 담은 세트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별한 어트랙션이 있다기보단 의상과 소품을 빌려서 재미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스튜디오에 가까운 느낌인 것 같습니다.


로이스 초콜릿 월드(ロイズ チョコレートワールド)에서는 초콜릿과 관련된 전시물과 더불어 실제 생산 과정도 구경할 수 있지만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퇴근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정리하는 모습밖엔 볼 수 없었습니다.


샵에서는 초콜릿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제품까지 함께 취급하고 있었는데요, 여기서 생초콜릿을 구입하면 보냉팩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소비세가 붙고 출국장 내 면세점에서는 소비세가 면제되는 대신 보냉팩은 별도로 구입해야 합니다.


저도 선물용으로 생초콜릿을 몇 개 구입했습니다. 매장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같은 생초콜릿이라도 양쪽에 분산되어 있어서 '어, 이 사이즈는 품절인가' 싶었는데 반대편에서 팔고 있는 경우도 있더군요.


출발 시간이 가까워져서 다시 국제선 청사 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Q사마(Qさま!!)'라는 TV 프로그램 스태프분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받았습니다. 저는 외국인이라 거절하려고 했더니 오히려 외국인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관광지를 묻는 인터뷰라고 하시길래 간단히 응답해드리고 왔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아쉽게도 본방에서는 사용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출국장으로 들어가면 양 옆으로 면세점이 있습니다. 위층에도 푸드코트와 이토엔(伊藤園) 등을 비롯한 작은 상점들이 몇 개인가 있는 것 같았지만 특별히 관심이 가는 제품은 없어서 주류코너만 한번 둘러봤습니다.


쿠보타(久保田) 시리즈의 경우 센쥬(千寿)는 1,200엔, 헤키쥬(碧寿) 2,200엔, 만쥬(萬寿) 3,600엔, 1·9·2·0 준마이다이긴조(純米大吟醸)는 5,000엔이었으며 용량은 모두 720ml 기준입니다.


위스키로 넘어가면 글렌리벳 마스터 디스틸러스 리저브(1L)가 5,800엔, 라가불린 16년(700ml)은 8,000엔, 애버펠디 12년(1L)은 5,800엔이었습니다.


맥캘란 셀렉트 오크(1L)는 9,000엔이고 글렌모렌지 오리지널(1L)은 5,500엔입니다.


조니 워커 시리즈의 경우 킹 조지 5세(750ml)가 51,800엔, 블루 라벨(750ml)은 18,500엔, 골드 라벨 리저브(1L) 6,800엔, 아일랜드 그린(1L) 6,500엔, 더블 블랙(1L) 5,500엔, 블랙 라벨(1L)이 4,400엔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아래에 있는 올드 파 12년(1L)은 4,300엔이었군요.


마지막 면세점 찬스를 사용하고 나니 탑승이 시작되었네요. 귀국편은 거의 만석이었지만 홋카이도로 출발할 때와는 달리 지연 없이 정시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관련 포스트: 조잔케이 료칸 하나모미지 (#1 객실 및 식사)

 

하나모미지의 로비는 그 이름에 걸맞게 단풍(모미지)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자리와 더불어 안쪽에는 (일본어지만) 비치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 갤러리도 있고요.

 

관내에 있는 온천탕 외에 인근에 있는 후루카와(ふる川)나 쇼게츠 그랜드 호텔(章月グランドホテル)의 온천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온천순례 증표(湯巡り手形)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2박 이상을 머무르시는 분들이라면 이걸 이용해서 다양한 온천을 체험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추운 날씨에 외출하실 때에는 방한복과 부츠도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투숙객에 한해 추가요금을 지불하거나 해당 서비스가 포함된 플랜을 예약하면 개인탕(貸切り湯)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나모미지에는 '마루유(まる湯)'와 '카쿠유(かく湯)', '아마노유(天の湯)'라고 불리는 세 가지 개인탕이 있으며 로비에 있는 안내판에 예약 현황이 표시되어 있어서 아무런 표시가 없는 시간대에는 예약이 가능합니다. 사용 시간은 아마노유가 45분, 마루유와 카쿠유는 60분이며 요금은 모두 2,160엔입니다.

 

로비 한쪽에는 다양한 특산품을 판매하는 매점이 있는데요, 항상 영업하는 건 아니고 아침 7시 반부터 10시까지, 그리고 오후 4시 반부터 9시까지만 오픈합니다.

 

홋카이도에서 생산되는 사케와 소주, 와인 등을 모아두었네요.

 

여기에 진열되어 있는 마유 샴푸와 트리트먼트, 각질 제거 크림 등은 온천탕에서도 직접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필링 젤이 마음에 드셨는지 하나를 구입하시더군요.

 

맥주를 비롯한 주류들도 구비되어 있었지만 가격은 약간 비싼 편이었습니다. 정말 귀찮거나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바깥에 있는 편의점을 이용하시는 쪽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지사이(あじさい)'라는 이름의 라운지에서는 음악을 들으며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와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디오 기기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상당히 고가의 기기를 사용하는 것 같네요.

 

로비 쪽 테이블에는 간단한 테이블 게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하나모미지에는 이런 휴식공간 이외에는 부대시설이 그리 많지 않지만 4층 연결통로를 통해 시카노유 쪽으로 가면 전통찻집과 가라오케, 오락실 등도 있습니다.

 

하나모미지 관내에 있는 온천탕 중 모미지유(もみじ湯)는 로비와 연결된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간대에 따라 남녀가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습니다.

 

오후 3시부터 10시 반까지는 여탕, 아침 6시부터 9시까지는 남탕으로 운영되는데요, 지금은 여탕으로 운영 중이라 저는 내일 아침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12층에는 남탕과 여탕이 분리되어 있는 전망욕탕 후게츠(風月)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실내에 있는 내탕(内湯)과 바깥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노천탕이 함께 있으며 기본적인 어메니티도 모두 갖추어져 있어서 필요할 경우 객실에서 페이스타월 한 장 정도만 챙겨오면 됩니다. 운영시간은 낮 12시 30분부터 다음 날 아침 9시 30분까지지만 새벽 3시부터 4시 사이에는 청소를 위해 잠시 문을 닫습니다. 여담이지만 운영시간 중에도 정리를 위해 여성 직원분이 남자 탈의실에 들어오시는 경우가 있더군요. 미리 양해를 구하면서 들어오시긴 하셨지만 살짝 당황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면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안마의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음 때문인지 늦은 시간에는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말라고 적혀 있어서 정작 저는 써보질 못했네요.

 

한쪽에는 시원한 물과 우롱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모미지유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후게츠보다 규모는 조금 더 작았지만 실외에 정원을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과 자쿠지가 설치되어 있었고 샴푸바도 있어서 다양한 종류의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사용해볼 수 있었습니다. 파우더룸도 조금 좁긴 했지만 개인별로 칸막이가 있어서 이용하기 편리했구요.

 

로비에 있는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안쪽 뜰에 모미지유의 노천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체크아웃을 마친 후 도야호로 출발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라운지에서 커피를 한 잔 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송영버스나 다른 대중교통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저희가 출발할 때쯤 입구에 송영버스가 도착해서 손님들을 태우기 시작했습니다. 송영버스의 경우 조잔케이로 오는 버스는 오후 3시에 삿포로 TV타워 맞은편 NHK 방송국 앞에서 출발하며 삿포로 시내로 돌아가는 버스는 오전 10시에 하나모미지 앞에서 출발합니다. 다만 예약제이기 때문에 이용하시고자 할 경우에는 미리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모미지(花もみじ)

주소: 北海道札幌市南区定山渓温泉西3丁目32

전화번호: 011-598-2002

홈페이지: https://shikanoyu.co.jp/hana/

체크인/체크아웃: 15:00 / 10:00

주차: 정문 앞 주차장(무료)

맵코드: 708 754 595*60

 

홋카이도의 유명 온천지 중 하나인 조잔케이는 삿포로 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데다 온천욕이나 숙박에 대한 선택지도 넓은 편이라 삿포로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희는 조잔케이에 있는 여러 숙박업소 중에서 하나모미지를 선택했는데요, 고급 료칸과는 비교하기 어렵겠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료칸의 분위기와 서비스를 경험해 보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참고로 제가 예약했을 시점에는 다른 호텔 예약 사이트보다 하나모미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쪽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모미지와 연결된 시카노유(鹿の湯) 호텔에는 약간 더 좁지만 침대가 있고 경제적인 화양실도 있어서 취향에 따라 이쪽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마치면 객실 키와 함께 식사 장소와 온천욕 시간 등을 안내해 줍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무선랜은 1층 로비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뭐, 요즘은 다들 와이파이 도시락을 많이 사용하시니 크게 상관은 없으려나요.

 

차를 가지고 오셨을 경우에는 정문 앞 주차장에 주차한 후 프론트에 키를 맡기시면 이렇게 보관증을 써 줍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에는 딱 한 자리가 남아서 어렵게 주차를 하긴 했는데 만약 만차일 경우에는 프론트에 이야기하면 인근 전용주차장으로 발렛파킹을 해 준다고 합니다.

 

저희가 배정받은 객실은 9층에 있었는데 직원분께서 짐을 손수레에 실어 객실까지 직접 안내해 주셨습니다.

 

다다미가 깔린 객실의 모습입니다. 하나모미지에는 다다미 10첩과 12.5첩짜리 객실이 있는데 10첩 객실은 7개밖에 없기 때문에 따로 요청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은 12.5첩 객실로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주변 안내지도와 온센만쥬(温泉まんじゅう)가 준비되어 있네요.

 

만쥬는 찜통 아래에 있는 고체연료에 불을 붙여서 데워 먹으면 됩니다. 혹시 부족하면 로비에서 더 드실 수도 있구요.

 

차를 내려 마실 수 있도록 다기와 전기포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돌체구스토 머신도 함께 있었지만 캡슐은 유료로 제공됩니다.

 

미니바에는 간단한 음료와 주류가 몇 가지 들어있네요. 생수도 유료지만 대신 보온병에 얼음물을 채워줍니다.

 

유카타는 남녀 사이즈별로 준비되어 있으며 혹시 맞는 사이즈가 없다면 프론트에 요청하시면 됩니다.

 

옷장에는 유카타 위에 걸칠 수 있는 하오리(羽織)와 귀중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작은 사물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쪽 벽장에는 침구류가 가득 들어있네요.

 

객실 내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CD 플레이어와 함께 클래식 및 재즈 음반들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생각도 못 했는데 안마기까지 있네요.

 

욕실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렇게 세면대가 있고 기본적인 어메니티와 수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목욕타월의 경우 온천탕에도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객실에는 두 장만 있더군요.

 

욕실에는 욕조와 샤워기가 있었지만 저희는 모두 온천탕을 이용했기에 욕실을 사용할 일은 없었습니다.

 

화장실은 현관 바로 앞에 따로 분리되어 있었구요.

 

꽤 늦은 시간에 도착을 한 지라 짐을 풀어놓고 바로 식사를 하러 내려왔습니다. 저녁 7시 반까지는 식당에 가야 저녁식사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희는 7시를 살짝 넘겨서 하나모미지에 도착했거든요. 예약 플랜에 따라 객실(3명 이하만 가능)이나 별실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식당에서 할 수도 있는데 저희는 3층에 있는 나나카마도(ななかまど)라는 식당으로 배정되었습니다. 예약할 때 확인해보니 객실이나 별실에서의 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플랜은 대체로 약간 더 비싼 것 같더군요.

 

입구에서 객실 번호를 확인하고 제 이름이 적힌 테이블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개인실은 아니지만 공간도 여유롭고 테이블 사이에 파티션도 있어서 다른 테이블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녁식사는 가이세키(会席) 스타일로 제공되었는데요, 우선 하스카프(ハスカップ)로 만든 식전주를 들면서 메뉴를 살펴봅니다.

 

대략 전채(前菜)와 국물 요리(椀代り), 회(御造り), 구이(火の物), 조림(煮物), 양식 요리(洋皿), 찜(蒸し物), 그리고 식사와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모르는 단어들이 너무 많아서 혹시 한글이나 영어로 된 메뉴는 없는지 물어봤더니 아쉽게도 전체 메뉴는 일본어로만 만들어져 있다고 하네요.

 

대신 시간을 맞추어 익혀 먹어야 하는 음식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한글로도 간단하게 설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도화새우와 방어, 연어, 도미회입니다.

 

이건 겨울 재첩과 돌김, 새우, 표고버섯 등이 들어간 술찜이라고 합니다. 먼저 국물을 아래 잔에 따라서 조금 맛본 후 건더기를 건져 먹으면 된다고 하네요.

 

바닥에 후박나무잎(朴葉)을 깔고 소고기와 연어, 버섯, 은행을 올려서 구운 호바야키(朴葉焼)입니다. 맛은 괜찮았는데 개인적으로 고기가 좀 더 많이 들어있었으면 싶더군요.

 

상에 차려진 음식들을 조금씩 맛보고 있으니 홍살치 조림과 해산물이 들어간 계란찜(茶碗蒸し)이 등장했습니다. 이제 요리류는 모두 다 나온 것 같네요.

 

좋은 안주가 있는데 술을 안 시킬 수가 없어서 홋카이도의 지자케(地酒) 중 하나인 준마이긴조 다이세츠(純米吟醸 大雪)를 한 병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식사 외에 별도로 주문한 주류나 단품 요리는 현장에서 일일이 계산할 필요 없이 객실별로 합산되어 체크아웃 시에 한꺼번에 결제하면 됩니다.

 

식사로는 게와 바지락, 백합근이 들어있는 솥밥과 함께 텟포지루(鉄砲汁)라고 불리는 게 된장국이 나왔습니다.

 

검은깨가 들어간 블랑망제를 마지막으로 식사가 모두 끝났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적당히 배부른 편이었고 다른 가족들은 모두 양이 조금 많은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객실로 돌아오니 이부자리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한 방에 최대 6명까지 묵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공간을 생각하면 성인 3~4명 정도가 상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빗속으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전날에는 깜깜한 밤에 도착해서 잘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온천마을이라는 게 실감이 나네요.

 

간단히 온천욕을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러 3층 카에데(楓)로 향했습니다. 조식은 아침 7시부터 9시까지만 제공되기 때문에 늦잠을 자면 아침을 먹기 어렵겠더군요.

 

테이블에는 이렇게 빈자리인지를 표시해 두는 카드가 있어서 자리를 먼저 정해둔 후 음식을 가지러 가면 됩니다.

 

하나모미지의 조식은 간단한 뷔페식으로 제공됩니다. 메뉴도 군더더기 없이 비교적 골고루 준비되어 있어서 아침식사로서 부족함은 없었지만 전통적인 정식 스타일의 식사를 원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관련 포스트: 조잔케이 료칸 하나모미지 (#2 온천 및 기타 시설)

닛카 위스키 홋카이도 공장 요이치 증류소(ニッカウヰスキー北海道工場余市蒸溜所)

주소: 北海道余市郡余市町黒川町7-6

전화번호: 0135-23-3131

홈페이지: https://www.nikka.com/distilleries/yoichi/

영업시간: 9:00 ~ 17:00
(시음회장과 박물관 등의 시설은 9:15 ~ 16:45)

휴무일: 연말연시
(2017-18 시즌에는 2017년 12월 25일 ~ 2018년 1월 7일 휴무)

맵코드: 164 665 164*25 (정문), 164 635 813*30 (주차장)


레스토랑 타루(レストラン 樽)

전화번호: 050-5592-9197

홈페이지: https://tabelog.com/hokkaido/A0106/A010602/1005562/
(타베로그를 통해 예약 접수 및 공식 정보 제공)

영업시간: 11:00 ~ 16:00 (주문 마감은 15:30)

휴무일: 증류소와 동일


요이치의 명소 중 하나인 닛카 위스키 요이치 증류소는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라 불리는 타케츠루 마사타카(竹鶴政孝)가 1934년에 설립한 공장으로서 위스키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국적인 풍경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이렇게 교통도 불편한 요이치에 증류소를 세우게 된 걸까요? 그 이유는 타케츠루 마사타카가 가진 위스키에 대한 고집에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 양조법을 배워온 타케츠루 마사타카는 산토리의 창업주 토리이 신지로(鳥井信治郎)와 함께 일본 최초의 몰트 위스키 증류소인 야마자키 증류소의 설립에 기여하였으나 서로 간의 견해 차이로 인해 독립하여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지방과 기후가 비슷한 요이치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초기에는 '대일본과즙(大日本果汁)'이라는 사명으로 첫 위스키 제품이 숙성될 때까지 사과주스 등을 제조하여 회사를 유지해 왔으며 현재까지도 애플 와인이나 시드르(사과주)와 같이 사과를 재료로 한 제품들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꽤 넘겨서 도착한 터라 증류소를 구경하기에 앞서 우선 구내 레스토랑인 타루에서 식사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내부는 패밀리 레스토랑 느낌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으며 손님도 거의 빠진 상태라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였습니다.


간단한 안주류부터 식사까지 메뉴가 꽤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네요.


그리고 요이치 증류소에서만 접할 수 있는 한정판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위스키도 맛볼 수 있습니다.


저는 위스키 증류소에 왔으니 왠지 스코틀랜드 요리를 먹어야 될 것 같은 기분에 스카치 브로스(スコッチブロス, Scotch broth)를 주문했습니다. 양고기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특유의 냄새가 살짝 느껴졌는데요, 타케츠루 마사타카는 양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대신 닭고기가 들어간 스카치 브로스를 먹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소스카츠동을 주문하셨는데 덮밥류는 후식으로 커피나 홍차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동생이 주문한 스파카츠(スパカツ)는 딱 사진을 보고 생각한 그 맛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 스파카츠라는 음식을 처음 만든 곳이 바로 홋카이도의 쿠시로 지역이라고 하더군요.


아버지께서 주문하신 미소라멘은 특이하게도 한국식 뚝배기에 담겨서 나왔습니다. 거기다 차슈는 양고기라고 하네요.


식사를 마친 후 증류소를 가로질러 정문으로 이동합니다. 주차장과 시음회장, 레스토랑 등은 모두 후문 쪽에 위치해 있으나 견학 순서는 정문에서 후문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후문으로 입장하신 분들은 일단 정문까지 가셔서 관람을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성을 연상케 하는 증류소의 정문입니다. 요이치역이나 정문 앞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이쪽이 훨씬 가깝고 편리합니다.


정문 바로 옆에는 가이드 투어의 집합 장소이자 증류소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가 있는 견학자 대기실이 있습니다. 가이드 투어는 30분 간격으로 진행되며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만 일본어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모바일용 가이드 페이지를 참고하셔서 자유롭게 둘러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요이치 증류소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석탄 직화 증류인데요, 마침 증류동에서 석탄을 넣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자유 관람 시에는 이렇게 바깥쪽에서만 볼 수 있는데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면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것 같더군요.


위스키를 저장하기 위한 캐스크를 제작하는 과정입니다.


이곳은 1934년에 증류소가 처음 설립되었을 당시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집무실로 사용되던 구 사무소 건물입니다. 기업 내에 위치한 건물 중에서는 홋카이도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라고 합니다만 아쉽게도 내부에는 들어가볼 수 없었습니다.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아내 리타의 이름을 따서 '리타 하우스'라고 불린 이 건물은 1931년에 회사의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소로 지어졌으나 이후 위스키의 생산 과정을 연구하기 위한 연구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곳 역시 현재 내부는 관람할 수 없습니다.


눈 속에 파묻혀 있어서 지나칠 뻔했는데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흉상도 있네요.


타케츠루 부부가 살던 이 집은 원래 공장 내에 지어졌다가 요이치 외곽의 야마다(山田)로 이전했는데 2002년에 다시 공장 내부로 옮겨와서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관람객에게 공개되어 있는 현관 홀에는 당시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물품, 그리고 양식과 일식을 절충한 이 건물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창업 당시부터 사용되던 1호 저장고에는 위스키 숙성에 사용되는 캐스크들이 이렇게 쌓여 있었습니다. 가이드 페이지에는 여기에 있는 캐스크들이 모두 비어있다고 되어 있었지만 안내판에는 실제로 원액이 저장되어 있다고 적혀 있었고 저장고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특유의 알콜향이 느껴지는 걸로 보아서는 원액이 어느 정도 들어있거나 최근까지 사용되던 캐스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현재는 이런 저장소가 총 26동이 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둘러본 견학 코스를 복습할 수 있는 위스키 박물관입니다. 먼저 입구에서는 증류기와 함께 닛카 위스키를 상징하는 캐릭터인 '킹 오브 블렌더즈'가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내부에는 위스키의 증류 과정과 시설, 숙성을 위한 캐스크의 제작 방식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더 안쪽에는 유료 시음이 가능한 테이스팅 룸도 있었지만 가족 동반이라 아쉽게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몰트 위스키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피트(이탄)와 몰트(맥아)입니다.


숙성 기간에 따른 위스키 원액의 변화를 이렇게 전시해 두었네요.


타케츠루 마사타카와 리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는 유품들도 전시되어 있었구요.


닛카의 대표적인 제품군인 타케츠루와 요이치. 요이치는 이름 그대로 이곳 요이치 증류소의 원액만을 사용한 싱글몰트 위스키이며 타케츠루는 요이치와 미야기쿄 증류소의 원액을 적절히 배합한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입니다.


이쪽은 타케츠루 마사타카와 리타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NHK 드라마 '맛상(マッサン)' 촬영 당시에 사용되었던 의상입니다. 드라마의 영향으로 위스키 원액 품귀현상이 가속화될 정도였다고 하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지네요. 


증류소 관람을 모두 마치고 다시 후문 쪽으로 나와서 마지막 목적지인 시음회장으로 향합니다.


시음회장이 있는 닛카 회관 1층에는 이렇게 시음카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선 여기에 간단한 인적사항 등을 기입한 후 2층으로 올라가면,


시음회장 입구가 보입니다.


입구에 계신 직원분께 시음카드를 제출하면 시음용 위스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구 쪽에 있는 셀프 코너에는 얼음과 물, 탄산수, 무알콜 음료가 준비되어 있어서 스트레이트뿐만 아니라 온더락이나 미즈와리, 하이볼 등의 스타일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시음용 세트는 싱글몰트 요이치와 블렌디드 위스키인 슈퍼 닛카(スーパーニッカ), 그리고 애플 와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애플 와인은 사과로 만든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일종의 주정 강화 와인이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와인보다는 도수가 꽤 높습니다. 그래도 위스키에 비해서는 순한데다 맛도 달콤해서 그런지 어머니와 동생은 애플 와인을 가장 선호하더군요.


간단한 안주거리와 위스키가 들어간 초콜릿 등도 자판기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 앞에 위치한 샵에서도 다양한 위스키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저희는 일정이 촉박했던 관계로 바로 오타루로 출발했습니다. 다음에 이곳을 다시 찾게 된다면 좀 더 느긋하게 투어도 참석해 보고 시음도 즐기고 싶네요.

이온 삿포로 소엔점(イオン札幌桑園店)

주소: 北海道札幌市中央区北8条西14丁目28

전화번호: 011-204-7200

홈페이지: http://www.aeon-hokkaido.jp/souen/

영업시간: 1층 식품매장은 8:00 ~ 23:00, 기타 매장은 홈페이지의 매장별 영업시간 참조

휴무일: 연중무휴

맵코드: 9 550 042*60


삿포로를 떠나기 전에 간단히 쇼핑을 하기 위해 호텔 주변의 대형마트를 검색해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온 소엔점이 있었습니다. 지하주차장(입차 후 3시간까지 무료)이 마련되어 있어서 주차에도 불편함이 없었으며 소엔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에도 편리할 것 같더군요.

주류코너 외에 따로 매장 사진을 남겨두지는 않았습니다만 식품매장 자체는 꽤 넓고 쇼핑하기에 쾌적했습니다. 그리고 조건을 만족한다면 1층 서비스 카운터에서 면세 혜택도 받을 수 있고요. 다만 저희는 밤 10시쯤 방문했는데 카운터에 물어보니 면세 처리는 밤 8시까지만 가능하다고 해서 아쉽게도 소비세가 포함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관광객들의 동선에서 약간 비켜나 있어서 그런지 면세에 대한 안내나 선물로 인기 있는 품목들(곤약젤리, 지역 특산품 등)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다른 마트에 비해 전반적으로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래에는 쇼핑 시 참고하실 수 있도록 고도수 주류를 중심으로 주류코너의 진열대 사진을 올려두었습니다. 매장을 한참 둘러봐도 술이 안 보이길래 아예 취급을 하지 않는 건가 싶었는데 계산대 너머 한쪽 구석에 별도로 주류코너가 마련되어 있는 걸 보고 허탈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니가타현의 지자케(地酒) 코너. 쿠보타 시리즈는 공항 면세점에 비해 1.5배 정도 비싼 편이었습니다.


일본 위스키 코너는 가쿠빈 등의 블렌디드 위스키가 대부분이었으며 싱글몰트의 경우 고숙성 제품은 보이질 않았고 NAS 제품만 있었습니다.


수입 위스키 코너. 가장 윗줄에는 코냑과 일본산 브랜디, 적당한 수준의 싱몰들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아래에는 버번과 아이리쉬, 그리고 좀 더 가볍게 접할 수 있는 플레이버 위스키들도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리큐르들과 진, 보드카. 매장에선 미처 몰랐는데 스피리터스까지 있었네요.

삿포로 맥주 박물관(サッポロビール博物館)

주소: 北海道札幌市東区北7条東9丁目1-1

전화번호: 011-748-1876

홈페이지: http://www.sapporobeer.jp/brewery/s_museum/

영업시간: 11:00 ~ 20:00
(단, 시음 장소인 스타홀은 주문 마감 18:30, 영업 종료 19:00)

휴무일: 연말연시 및 임시휴무일
(매주 월요일에는 프리미엄 투어 및 스타홀 휴무)

맵코드: 9 554 261*03


삿포로 맥주원(サッポロビール園)

전화번호: 0120-150-550

홈페이지: https://www.sapporo-bier-garten.jp/

영업시간: 11:30 ~ 22:00 (주문 마감은 21:30)

휴무일: 12월 31일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삿포로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설령 맥주에 큰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한 번쯤은 꼭 방문해보실 정도로 상징적인 장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도 여행 일정 동안 이곳을 두 번이나 찾게 되었구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고풍스러운 벽돌 건물과 함께 박물관 입구가 보입니다. 이 건물은 사실 원래부터 맥주공장이었던 건 아니고 삿포로 제당이 1890년에 건설한 제당공장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삿포로 제당이 해산하면서 공장 증설을 원하던 삿포로 맥주가 이를 인수하여 1965년까지 실제 공장으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참고로 삿포로 맥주의 전신인 '개척사 맥주 양조소(開拓使麦酒醸造所)'가 가장 처음 설립한 공장은 이곳이 아닌 현재의 삿포로 팩토리(サッポロファクトリー)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박물관의 전시물은 3층에서부터 시작해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관람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3층에는 프리미엄 투어 참가자를 위한 대기실과 영상관도 있으나 저희는 따로 투어를 신청하진 않았기 때문에 바로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거대한 솥이 관람객을 맞이하네요. 이 솥은 맥즙을 끓이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솥 둘레의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면 2층 전시관으로 연결됩니다.


맥주공장답게 스테인드 글라스에도 보리가 새겨져 있네요.


2층 전시관에서는 삿포로 맥주의 창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1887년에는 독일의 양조기사를 통해 열처리 기술을 도입하여 판로가 더욱 넓어지고 품질관리도 간편해졌다고 하는군요. 현재는 비열처리 맥주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아카보시(赤星)'라는 이름의 열처리 맥주도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아직 판매 중이라고 합니다.


당시 삿포로 제1공장의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해 두었습니다.


1903년에는 도쿄 공장도 가동을 시작하였으며 1906년에는 에비스 맥주를 제조하던 일본 맥주(日本麦酒)와 아사히 맥주의 전신인 오사카 맥주(大阪麦酒), 삿포로 맥주 3사가 대일본 맥주(大日本麦酒)라는 회사로 합병되어 1949년에 다시 분할되기까지 일본 국내의 맥주시장을 상당 부분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중일전쟁을 일으킨 1937년 무렵부터 물자 부족이 심화되어 1940년부터 배급제를 시행하게 되었으며 1943년에는 모든 맥주의 상표까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급제는 2차대전 종전 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되었는데 쌀 대신 맥주를 배급하는 경우도 있었다는군요.


당시의 광고 포스터들도 한쪽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삿포로 맥주의 주력상품인 '쿠로라벨(黒ラベル)' 역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쿠로라벨의 등장과 더불어 이전까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열처리 맥주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를 비열처리 맥주가 채워나가기 시작합니다.


맥주의 원료가 되는 맥아와 홉. 개척사 시대에는 보리와 홉 모두를 홋카이도 내에서 재배했지만 현재는 일본 국내를 비롯하여 캐나다와 호주, 독일 등지에서 협동계약재배를 통해 재료를 공급받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삿포로라는 이름 아래에서 함께 발전해 온 도시와 맥주의 변천사가 프로젝션 영상을 통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계단 오른쪽 줄을 따라 내려오면 시음을 위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시음 장소인 1층의 스타홀(スターホール)입니다. 공간이 그리 여유롭진 않지만 회전도 빠른 편이라 금방 빈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음이 가능한 품목으로는 쿠로라벨과 클래식, 개척사 맥주(開拓使麦酒)가 있으며 이외에도 무알콜 맥주와 소프트 드링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개척사 맥주는 창업 당시의 제조법과 맛을 재현한 맥주로서 박물관과 삿포로 팩토리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하네요.


저희는 세 가지 맥주를 비교해가며 마실 수 있는 '맛 대결 세트(飲み比べセット)'를 주문했습니다. 자동판매기에서 티켓을 구입한 뒤 카운터에 내면 간단한 안주거리와 함께 즉석에서 맥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샘플러에 포함된 세 가지 맥주 중에서 저는 개척사 맥주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언가 맛이 좀 더 묵직하고 깊은 느낌이더군요. 색이 다른 두 맥주보다 약간 더 탁해 보이는 건 여과를 거치지 않아서일까요?


벽돌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벽이나 맥주병을 모티브로 한 조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잘 나와있진 않지만 빨간 줄이 처져 있는 공간은 프리미엄 투어 참여자들을 위한 전용 좌석인 것 같았습니다.


출구 쪽에 있는 뮤지엄샵에서는 맥주와 여러가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맥주는 밖에서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합니다). 시음을 할 때 함께 받았던 안주용 콩도 여기서 판매하고 있네요.


다음 날에는 저녁식사를 위해 이곳을 한 번 더 찾았습니다. 사실 징기스칸 하면 삿포로 시내에 훨씬 더 유명하고 맛있는 곳들도 많이 있지만 삿포로 맥주원만큼 주차가 편하고 웨이팅이 없는 곳을 찾기가 쉽진 않더군요.


맥주원의 접수 데스크도 박물관과 동일한 장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하셨다면 이곳에서 예약사항을 확인하시고 안내를 받으시면 되며 예약을 하지 않으셨다면 공석이 있는 홀로 안내해 줍니다.


저는 예약을 하지 않고 조금 늦은 시간(밤 8시 40분 정도였습니다.)에 도착해서 식사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다행히 바로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접수대에서 원하시는 장소가 있냐고 물어보시길래 제일 가까운 곳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바로 옆 개척사관(開拓使館) 2층에 있는 케셀홀(ケッセルホール)로 안내해 주시더군요. 각 홀마다 주문 가능한 메뉴와 흡연 가능 여부 등이 조금씩 다르니 가시기 전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개척사관의 모습입니다. 박물관과 같은 건물이긴 한데 내부에는 따로 방문객용 통로가 없나 봅니다.


개척사관 1층 로비에는 이렇게 커다란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여기에 불을 피우기도 한다던데 저희가 방문했을 때에는 날씨가 많이 풀려서인지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케셀홀이라는 이름은 홀 가운데 설치된 커다란 솥을 독일어로 케셀(Kessel)이라 부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저 케셀을 비롯해서 홀 내부의 분위기는 참 마음에 들었지만 자리에 따로 환기시설이 없고 흡연석과 금연석이 한 공간에 있어서인지 실내에 연기가 자욱하더군요. 좀 더 쾌적한 식사를 원하신다면 금연이며 무연 로스터가 설치되어 있는 1층 트롬멜홀(トロンメルホール)이나 라일락(ライラック)을 추천해 드립니다.


홋카이도의 모양을 본뜬 불판이 인상적이네요. 자리에 앉기 전에 겉옷에 냄새가 배지 않도록 비닐봉투에 잘 담아두고 앞치마까지 챙깁니다.


맥주가 몹시 땡겼지만 안타깝게도 운전 때문에 물배만 채웠습니다.


여기선 무한리필 메뉴를 많이 드시는 것 같았지만 이따 야식을 먹을 예정이었기에 저희는 트래디셔널 징기스칸(トラディショナルジンギスカン)과 야채 세트를 2인분 주문하고 야채만 2인분을 더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양고기를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홋카이도산 돼지고기 징기스칸(道産豚のジンギスカン)도 2인분 주문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것도 꽤나 괜찮더군요.


트래디셔널 징기스칸은 야채를 아래에 깔고 그 위에 고기를 덮어서 핏기가 가시면 먹으라고 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잘 익지 않아서 그냥 불판에 바로 구워 먹었습니다.


고기를 거의 다 먹어갈 무렵에 생램 징기스칸(生ラムジンギスカン)을 2인분 추가했습니다. 보통 고기를 먹을 때에는 냉동보다 생고기를 더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여기선 다들 트래디셔널 징기스칸을 추천하시길래 이유가 뭘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둘 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격은 거의 비슷하니 적당히 섞어서 드셔보시고 마음에 드시는 걸로 쭉 주문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계채의 언덕(四季彩の丘, 시키사이노오카)

주소: 北海道上川郡美瑛町新星第三

전화번호: 0166-95-2758

홈페이지: http://www.shikisainooka.jp/

영업시간: 계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월은 9:00 ~ 16:30, 알파카 목장은 영업종료 30분 전까지만 개방)

휴무일: 연중무휴
(단, 레스토랑은 11월부터 3월 사이의 매주 수요일에 쉽니다.)

맵코드: 349 701 188*52


팜 토미타로 대표되는 후라노-비에이 지역의 수많은 관광농원들은 대부분 그린 시즌이라 불리는 4월에서 10월 사이에만 영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겨울에는 어딜 방문해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될 수도 있는데요, 이곳 사계채의 언덕은 그 이름에 걸맞게 12월 초부터 4월 초까지를 윈터 시즌으로 설정하여 눈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준비해 두고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매점과 기념품점 등이 있으며 여러가지 액티비티를 신청하거나 썰매를 빌릴 수도 있습니다(200엔). 비수기 평일이라 그런지 처음 도착했을 때는 저희밖에 없어서 영업을 하긴 하는 건가 싶었는데 곧 관광버스가 한 대 들어오더니 단체손님들을 내려놓더군요.


그린 시즌에는 이 앞이 모두 꽃밭이라고 합니다만 지금은 이렇게 눈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건초더미로 만들어진 이 친구는 이곳의 마스코트인가 봅니다. 썰매를 빌릴 경우 이 뒤편 내리막에서 탈 수 있고요.


미니언의 모습을 본떠 만들어진 눈 조각도 있네요. 바로 옆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연중 운영하는 알파카 목장(성인 500엔, 먹이 100엔)도 있습니다만 저희 가족들은 진짜 살아있는 알파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들어가 보진 않았습니다.


스노모빌을 타고 정해진 코스를 돌거나 장거리 투어링을 할 수도 있는데요, 역시 가격이 만만치는 않더군요.


조금 더 저렴한 액티비티로는 스노래프팅(1인 600엔)이 있길래 한번 타 볼까 했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돌아오는 걸 보고는 뭔가 아까운 느낌이 들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기념품점이 있는 건물 2층에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지만 저희가 방문했던 날이 수요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메뉴에 사슴고기가 있네요.


알파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식품 코너에는 생전 처음 본 멜론 절임도 있었구요. 대체 어떤 맛일까요?


그 옆에는 곰고기와 사슴고기 통조림까지... 이야깃거리로라도 하나 사 와볼 걸 하는 후회가 듭니다.


기념품점 맞은편에는 고로케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코너가 있습니다. 그런데 고로케의 종류가 '키타아카리(北あかり)'와 '단샤쿠(男爵)'로 나누어져 있길래 무슨 뜻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재료로 쓰인 감자의 품종이라더군요. 이 외에도 계절에 따라 이곳에서 수확한 제철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에는 주로 감자와 양파를 판매 중인 것 같았습니다.


겨울이라 라벤더 구경은 하지 못했지만 대신 라벤더 아이스크림으로 기분이라도 내 봅니다.

후라노야(ふらのや)

주소: 北海道富良野市弥生町1-46

전화번호: 0167-23-6969

영업시간: 11:30 ~ 21:30 (주문 마감은 21:00)
단, 11월부터 4월까지는 주문 마감 20:30, 폐점 21:00

휴무일: 부정기 

맵코드: 349 001 761*22


후라노와 비에이를 돌아보기로 한 날, 눈으로 인해 삿포로에서 후라노까지 얼마가 걸릴지 잘 예상이 되지 않았기에 도로 사정이 좋으면 비에이까지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만약 일정이 조금 늦어지면 후라노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되어 빙판길을 헤치고 오느라 시간이 꽤 지체된 탓에 결국 이곳 후라노야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지요.


후라노야는 후라노역에서 도보로 약 10~15분 정도 거리에 있으며 차량을 10여 대가량 세울 수 있는 주차공간도 있어서 렌터카로 방문하기에도 편리합니다. 다만 저희가 방문했을 때에는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가득 차 있었는데요, 다행히 식사를 마치고 빠져나오는 차들이 있어서 금방 빈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천장이 높고 채광이 잘 되어서 가게 내부는 상당히 밝고 깔끔한 느낌이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책장 가득 만화책이 꽂혀 있었는데 웨이팅 중이나 음식을 기다리면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기에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찍은 사진이라 조용해 보입니다만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빈 테이블이 거의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성수기에는 관광객들까지 가세해서 꽤 혼잡하다고 하니 여유를 두고 방문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후라노야의 메뉴는 크게 스프카레와 루 카레로 나뉩니다. 여기에 주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달라지며 취향대로 토핑을 추가하거나 매운맛의 단계와 밥의 양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점원분께 추천하는 매운맛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어봤더니 3단계라고 알려주셨는데 저희 입맛에는 5단계도 그냥 평범한 카레 느낌이더군요. 매운 음식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조금 더 높은 단계를 추천해 드립니다. (단, 11단계 이상은 추가요금이 있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뼈 있는 치킨(やわらか骨付きチキン) 카레를 약간 할인된 가격(1,080엔 -> 1,000엔)에 제공하는데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주문할 수 있으며 100엔을 추가하면 음료도 함께 따라옵니다. 가장 무난한 메뉴인 것 같아서 저희 가족도 모두 이걸 선택했습니다.


여긴 커틀러리도 정말 개성있게 생겼네요.


먼저 스프카레에 포함된 강황밥이 나왔습니다. 저희는 보통 사이즈(200g)로 주문했는데 곱빼기(大盛り, 300g)까지는 추가요금이 붙지 않습니다.


이어서 스프카레가 등장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후라노야의 모든 스프카레에는 양배추와 당근, 피망, 호박, 가지, 감자가 들어가며 여기에 저희가 주문한 카레에는 큼직한 닭 넓적다리가 함께 들어가 있었습니다. 카레 자체는 너무 자극적이거나 싱겁지도 않고 밥이랑 같이 먹기에 적당한 느낌이더군요.


이쪽은 루 카레입니다. 단순히 스프카레의 좀 더 진한 버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맛을 보니 무언가 향신료 배합 자체가 약간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야채가 많이 들어있는 스프카레 쪽에 한 표를 주고 싶습니다.


런치메뉴 덕분에 깔끔하게 1인당 1,000엔씩 총 4,000엔이 나왔네요. 소비세가 포함된 가격이며 현금결제만 가능합니다.

후라노 와인공장(ふらのワイン工場)

주소: 北海道富良野市清水山1161

전화번호: 0167-22-3242

홈페이지: http://www.furanowine.jp/

영업시간: 09:00 ~ 17:00

휴무일: 연말연시를 제외하고 연중무휴

맵코드: 349 060 668*66


홋카이도 여행을 준비하기 전에는 후라노 하면 라벤더나 멜론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았었는데 여행 계획을 세우다 보니 후라노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꽤나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고속도로 표지판에도 후라노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포도가 그려져 있을 정도였고, 비록 겨울이라 나무는 볼 수 없었지만 차창 밖으로 넓게 펼쳐진 포도밭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후라노 와인의 역사는 1972년에 설립된 후라노시 포도과수 연구소(富良野市ぶどう果樹研究所)에서 출발합니다. 이후 포도의 시험재배와 와인 시제품 생산을 거쳐 1976년에 후라노 와인공장이 완성되었으며 1978년부터 본격적으로 와인을 시판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현재는 확장을 거듭하여 과즙공장과 와인하우스 등도 이 일대에 함께 자리를 잡고 있으며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견학 코스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공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후라노 시내의 풍경도 좋았습니다. 날씨가 청명할 때에는 토카치다케(十勝岳)의 산줄기도 보인다고 하는데 다른 계절에는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네요.


견학 순서는 우선 지하저장고를 관람한 후 2층으로 올라가서 전시 및 시음 코너를 둘러보도록 되어 있습니다. 매점을 제외하면 안내나 판매를 권유하는 직원이 전혀 없기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견학이 가능합니다.


1층에는 이렇게 포도의 성장 과정을 표현한 조형물도 있고요,


실제 병입 및 라벨링 과정이 이루어지는 공장의 내부를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만 아쉽게도 저희가 방문했을 때에는 라인이 가동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지하저장고에서는 와인의 숙성 과정을 단계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차적인 발효가 끝난 와인은 우선 유리로 코팅된 탱크에 담겨서 화이트 와인은 1~2년, 레드 와인은 2~3년 정도의 숙성 기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레드 와인의 경우 오크통으로 옮겨져서 추가적으로 1년 정도 숙성을 거치게 됩니다.


병입된 이후에도 의도한 맛과 품질에 도달할 때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숙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하네요.


샘플실에는 품질검사를 위해 선별된 와인들이 연도별로 차곡차곡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년 후부터 100년 후까지 미래를 향한 타임캡슐에 담긴 와인들도 있네요.


2층으로 올라가면 와인의 제조 과정과 즐기는 법, 후라노 와인의 수상 내역 등이 간단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빅뱅 라이브 DVD의 특전영상도 촬영했었나 봅니다.


전통적인 와인 제조 과정을 묘사한 자동인형들도 있네요.


시음 코너에서는 각자 일회용 잔을 이용해서 준비된 와인(과 포도주스)을 조금씩 맛볼 수 있습니다.


후라노 와인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레드 와인입니다. 시벨(Seibel) 품종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안내문에 적힌 대로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적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이어서 솔레이유라는 이름의 로제 와인입니다. 머스캣을 원료로 사용했고 달달한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콜이 들어있지 않은 포도과즙이 있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후라노 포도과즙은 버팔로와 시벨 품종을 섞어서 만든다고 하는데 이건 버팔로 품종으로만 제조하며 이곳에서만 판매한다고 하네요.


시음 코너에서도 이렇게 생산라인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출구로 향하는 길에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와인과 주스, 기념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매점이 있는데요, 후라노 시내나 공장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제품도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난다(難陀)

주소: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5条西2丁目サイバーシティビルB2F

전화번호: 011-532-7887

홈페이지: http://g-nanda.com/

영업시간: 런치 11:00 ~ 16:00 (주문마감 15:00), 디너 16:00 ~ 22:20 (주문마감: 20:50)

휴무일: 연말연시를 제외하고 연중무휴 

맵코드: 9 493 214*17


게 무한리필로 많은 손님을 모으고 있는 난다는 스스키노에 있는 사이버시티 빌딩 지하 2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항상 붐비는 곳이라 웨이팅을 해야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저희는 일주일쯤 전에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해 두고 찾아갔지요. 다만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은 방문 3일 전까지, 일행이 세 명 이상일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혼밥은 불가능하며 두 명일 경우에는 추가요금(2인용 테이블 사용 시 1인당 500엔, 4인용 테이블은 1인당 1,000엔)이 붙는다고 하네요.


입구에서 예약 내역을 확인한 후 자동발매기에서 식대를 선불로 결제합니다. 저녁식사는 기본적으로 1인당 5,100엔에 제한시간이 100분이며 이벤트 기간이나 점심시간에는 약간 더 저렴한 70분짜리 코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주류까지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코스는 여기에 1,300엔(디너 기준) 정도가 추가되고요. 어느 쪽이든 액수가 꽤 되지만 카드는 받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현금을 넉넉히 준비해 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살아있는 게들이 들어있는 수조도 있는데요, 이건 무한리필 메뉴는 아니고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고 하네요.


자리로 안내받기에 앞서 직원분이 가게의 시스템과 메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해 주십니다. 식기 세팅 등은 모두 셀프이며 음료는 기본적으로 무료지만 주류는 무제한 코스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주류 코너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 티켓을 구입해서 마셔야 합니다.


해산물이 메인인 뷔페지만 육류도 꽤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이건 큐슈에서 가공한 등심 스테이크라는데 뭔가 인젝션육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새우랑 가리비는 평소에 흔히 보던 것보다 훨씬 큼직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주인공인 게도 빠질 수가 없겠죠. 털게와 킹크랩, 대게, 꽃게를 비롯해서 특이한 생김새를 가진 하나사키가니(花咲蟹)까지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킹크랩을 제외하면 모두 한번 데친 상태로 제공되었습니다.


설명이 모두 끝나면 점원분이 자리로 안내해서 제한시간이 표시된 타이머를 세팅해 줍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희가 예약해 둔 자리 외에는 빈 테이블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고 또 그만큼 시끌벅적해서 차분하게 식사를 즐길만한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테이블의 정원에 따라 불판의 크기도 조금씩 다른데요, 네 명이서 쓰기에는 불판도 조금 비좁고 화력도 살짝 약한 느낌이더군요.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구워봅니다.


먼저 다녀오신 분들께서 다른 게는 다 필요 없고 킹크랩만 집중적으로 공략하라고 하셨는데 직접 구워 먹다 보니 그 말씀이 이해가 가더군요. 꽃게나 하나사키가니는 일단 해체하는 것부터가 일이고 털게나 대게도 노력에 비해 수율이 좋지 않은 편이었는데 킹크랩은 일단 기본적인 커팅이 되어있는 데다 살도 많아서 굽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물론 무엇보다 드시는 분의 취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요.


회사에서 단체로 오신 손님들이 빠져나가길래 이제 조금 조용해지려나 싶었는데 금방 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들어와서 테이블을 가득 메웠습니다. 제한시간이 엄격해서 그런지 뷔페임에도 회전율이 정말 높은 것 같네요.


초밥 코너에는 하나씩 집어갈 수 있는 초밥도 있고 이렇게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 초밥도 있었는데 세트가 뭔가 조금 더 고급져 보여서 이쪽을 가져와 봤습니다. 맛은 제가 어떻게 평가하기 어렵지만 네타(재료)는 넉넉하게 올려져 있더군요.


아무래도 굽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메뉴들이다보니 100분이라는 제한시간이 상당히 빡빡하게 느껴졌습니다. 저희는 타이머가 울리기 직전에 아쉬운 대로 식사를 마무리하긴 했는데 옆 테이블의 중국분들은 시간을 연장해가면서까지 최선을 다해 드시더군요. 서로 체면치레할 것 없이 전투적으로 드실 수 있는 분들께는 괜찮은 선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카치 부타동 잇핀 삿포로 히가시카리키점(十勝豚丼いっぴん 札幌東雁来店)

주소: 北海道札幌市東区東雁来10条3丁目1-22

전화번호: 011-790-2911

홈페이지: http://www.butadon-ippin.com/shops/05_higashikariki.html

영업시간: 11:00 ~ 22:00

휴무일: 연중무휴 (연말연시에는 휴무 가능성이 있습니다.) 

맵코드: 9 651 057*36


홋카이도에 오게 되면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오비히로 스타일의 부타동(돼지고기 덮밥)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정상 오비히로까지 직접 가볼 수는 없었기에 대신 오비히로에 본점이 있는 유명 체인 중 하나인 잇핀을 찾게 되었습니다. 잇핀 하면 보통은 접근성이 좋고 한글 메뉴도 잘 갖추어져 있는 스텔라 플레이스 쪽으로 많이 가시지만 저희는 홋카이도 개척촌을 다녀오는 길에 들른 터라 비교적 외곽에 있는 히가시카리키점을 방문했는데요, 이곳은 'DCM 호맥(DCMホーマック)'이라는 이름의 홈센터와 이온 계열의 슈퍼마켓인 '더 빅(ザ・ビッグ)' 등이 함께 위치한 교외형 매장이라 주차가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가게 내부는 식사시간이 한참 지나서인지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자리는 대부분 카운터석과 2인용 테이블로 되어있었고 4인용 테이블은 구석에 딱 하나만 있더군요.


어머니께서 감기 기운이 있으셔서 음식점에 갈 때마다 따뜻한 물을 따로 부탁드렸었는데 여긴 얼음물과 따뜻한 차를 처음부터 함께 내어주시네요.


이곳의 주메뉴는 부타동 하나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부타동 외에는 밥과 고기가 따로 나오는 부타사라(豚皿)로 주문하거나 국과 사이드를 추가하는 정도만 가능하지요. 대신 고기와 밥의 양부터 시작해서 고기를 얼마나 작게 자를 것인지, 파와 양념은 얼마나 넣을 것인지 등을 세세하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부타동 세트를 주문했는데요, 사이드로 샐러드와 우메얏코(매실 소스를 올린 두부)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길래 골고루 선택해 보았습니다만 우메얏코는 약간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옆에 있는 배추절임은 단품으로 주문해도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세트에 80엔을 추가하면 미소시루 대신 톤지루(돼지고기 된장국)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뚜껑을 여니 숯불향을 머금은 돼지고기가 눈과 코를 동시에 자극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양은 조금 작은 편이었지만 평소에 부타동 하면 얇은 대패삼겹살 같은 고기만을 봐왔던 제게는 상당히 신선한 비주얼과 맛이었습니다.

로이톤 삿포로(ロイトン札幌)

주소: 北海道札幌市中央区北1条西11丁目

전화번호: 011-271-2711

홈페이지: http://www.daiwaresort.jp/royton/

체크인/체크아웃: 14:00 / 11:00

주차: 지하주차장(총 223대, 1박 1,000엔) 

맵코드: 9 491 877*28


여행 기간 중 조잔케이에서 숙박했던 마지막 하루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로이톤 삿포로 호텔에서 지냈습니다. 호텔의 위치는 삿포로 중심가에서 살짝 바깥쪽으로 치우쳐 있지만 신치토세 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도 있고 조금 부지런하다면 삿포로역이나 스스키노까지도 걸어다닐 만한 거리에 있으며 무엇보다 주차장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렌터카로 여행할 경우 특히 편리한 숙소라고 생각합니다.


호텔 주차장은 지하 2층까지 있었지만 굉장히 여유로운 편이라 지하 1층에도 충분히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차요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플랜을 예약하셨다면 프론트에서 1박당 1,000엔을 별도로 결제하셔야 하는데요, 입출차는 투숙기간 내에 언제든지 자유롭게 가능하지만 주차권을 새로 뽑을 때마다 프론트에 가져가서 확인을 받으셔야 출차를 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트윈룸의 모습입니다. 트윈룸 두 개를 연결한 커넥팅룸도 있었지만 금연실이 없어서 일반 트윈룸 두 개를 예약했는데 공간도 널찍하고 생각보다 별로 낡은 느낌도 들지 않아서 가격 대비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객실 입구에는 빈 냉장고와 전기포트가 마련되어 있었고 유료 미니바 상품은 따로 없었습니다. 전기포트에 들어있는 물은 매일 교체해 준다고 하는군요.


옷장 안에는 금고와 섬유탈취제도 있어서 고기 냄새를 풍기며 돌아온 날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욕실에는 욕조와 비데, 헤어드라이어가 있었으며 칫솔과 면도기, 샤워볼 등을 비롯해서 필수적인 어메니티도 모두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샴푸와 린스 등은 시세이도의 어메니티 전용 라인인 우미네라 제품을 사용하고 있네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를 기준으로 복도 오른쪽에 있는 객실에서는 TV타워을 비롯한 삿포로 시내가, 왼쪽에 있는 객실에서는 오쿠라야마(大倉山)가 보였습니다. 저희가 배정받은 객실은 13층이라 어느 방향이든 전망이 좋더군요.


아침식사는 체크인 시에 받은 조식 티켓을 가지고 1층의 '카페 트리아논(カフェ・トリアノン)'으로 가시면 됩니다. 7시 반부터 8시 반 사이에는 혼잡하다고 적혀 있었는데 저희는 항상 8시 반 이후에 내려가서인지 비교적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자리로 안내받은 후에는 식사 중이라는 표시로 이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됩니다. 식사가 끝나셨으면 카드를 뒤집어 두면 되고요.


조식 뷔페 역시 이 호텔을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는데요, 메뉴가 호화롭진 않지만 3일 연속으로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은 해산물 덮밥(카이센동) 코너였습니다. 연어와 연어알, 단새우, 문어 등을 취향대로 마음껏 고를 수 있어서 밖에서 사 먹는 덮밥 못지않은 비주얼을 연출할 수도 있겠더군요.


아침부터 생선회가 조금 부담스러우신 분은 구이를 드셔도 좋겠네요. 숯불이 준비되어 있어서 각자 기호에 맞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점도 독특했습니다.


라면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고,


계란 프라이와 오믈렛도 즉석에서 만들어 줍니다.


평소에 우유를 그리 즐기진 않습니다만 홋카이도산 우유라길래 매일 한 잔씩 마셔봤는데 확실히 맛이 좀 더 진하고 고소한 느낌이었습니다.


3일 내내 참 열심히 먹었네요.


식사를 마치고 나면 커피도 테이크아웃해 갈 수 있습니다.


로비에서 아침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는 이렇게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홋카이도의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었습니다. 가격은 바깥보다 약간 더 비싼 느낌이었지만 눈길을 끄는 특산물들이 많아서 한 번쯤 구경해볼 만 하더군요.

카이텐즈시 토리톤 키요타점(回転寿しトリトン清田店)

주소: 北海道札幌市清田区里塚1条4丁目15

전화번호: 011-889-6777

홈페이지: http://toriton-kita1.jp/shop/kiyota/

영업시간: 11:00 ~ 22:00 (주문 마감은 21:30)

휴무일: 연말연시를 제외하고 연중무휴

맵코드: 9 236 482*11


공항에 내려서 렌터카까지 빌리고 나니 벌써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더군요. 호텔까지 바로 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일단 치토세에서 삿포로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토리톤 키요타점을 찾았습니다. 토리톤은 삿포로를 중심으로 홋카이도 일대와 도쿄에 분점을 두고 있는 회전초밥(스시) 체인인데요, 중심가에 있는 다른 가게들보다는 덜 붐비는 편이고 주차도 편리해서 렌터카 여행 시에 방문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니 웨이팅은 없었지만 자리는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방금 일어난 손님이 있어서 카운터석에는 바로 앉을 수 있었으나 저희는 테이블석에 앉기 위해 대기표를 받아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금방 빈자리가 나더군요.


자리로 안내해주신 점원분이 가게의 시스템과 오늘의 추천메뉴 등을 설명해주시고 주문을 권하셨습니다만 잘 알아듣지 못한 재료도 있어서 우선은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린 뒤에 가게에 걸린 오늘의 메뉴들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이런 메뉴들은 당일의 재료 수급에 따라 달라지는 듯 했는데요, 재료가 다 떨어지면 해당 메뉴는 바로 떼어내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 한글로 된 메뉴판도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파일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주문 시에는 메뉴의 이름(이라고 되어있긴 하지만 번호를 적어드려도 알아서 잘 만들어 주셨습니다.)과 접시 수를 적어서 가까이 계시는 점원분께 건네드리면 됩니다. 와사비를 넣은 초밥(サビ入り)과 뺀 초밥(サビ抜き)도 별도로 주문할 수 있고 필요하시다면 와사비만 따로 달라고 하셔도 됩니다.


간단한 일품요리나 디저트, 음료 등도 준비되어 있으며 국 종류는 매일 제공되는 메뉴가 바뀐다고 합니다.


배가 고팠기에 일단 싸고 양 많은 연어와 참치, 계란말이, 단새우 등을 주문했습니다.


붕장어(아나고)도 나오고,


가격은 약간 나가지만 성게도 주문해 보았습니다.


이건 메뉴판에는 없는 오늘의 메뉴였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아무튼 술을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평소에 오징어를 즐겨 드셔서 여기서도 종류별로 주문해 보았습니다.


호기심에 주문했던 새우 아보카도였는데 제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습니다.


새우튀김 소바도 괜찮았구요.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들어 마지막으로 대게(즈와이가니) 초밥을 추가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요청하면 스캐너로 접시 수를 확인한 후에 계산서를 뽑아줍니다. 4인 가족이 먹은 것 치고는 너무 적지 않나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초밥 하나하나가 꽤 큼직해서 은근히 빨리 배가 차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눈이 점점 더 많이 내리고 있네요. 늦기 전에 얼른 호텔로 향합니다.

홋카이도에 도착한 첫날에는 해도 이미 저물고 아직 교통상황에 적응이 되지 않은 데다 눈발도 날리고 있어서 상당히 조심스럽게 운전을 했습니다. 시내 도로에서는 한쪽으로 치워둔 눈이 벽처럼 단단하게 얼어붙어서 가장자리 차선은 없다고 생각해야 되겠더군요.

 

자연적으로 녹기를 기다리는 건가 싶었는데 그래도 마냥 쌓아둘 수만은 없는지 시내 여기저기서 중장비들이 쌓인 눈을 계속 퍼내고 나르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의 경우 삿포로 주변은 통행량이 많아서인지 비교적 제설이 잘 되어있는 느낌이었지만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날씨도 점점 험해지고 다니는 차들도 줄어들어서 도로에 눈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건 이런 도로에서도 시속 100km 넘게 쏘고 다니는 차들이 있다는 점이었고요.

 

고속도로 휴게소는 적당한 간격으로 있었지만 PA(간이 휴게소)는 물론이고 SA(종합 휴게소)라도 편의점과 화장실 정도만 갖추어져 있고 제대로 된 식당이나 주유소는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편의점에서 간단한 조리식품 정도는 판매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삿포로 도시권을 벗어나면 화장실과 자판기만 설치되어 있는 PA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연선 인구가 희박한 동네다 보니 고속도로도 왕복 2차선 구간이 많았습니다. 도오고속도로(道央自動車道) 노보리베츠무로란(登別室蘭)IC ~ 아사히카와타카스(旭川鷹栖)IC 구간 및 삿손고속도로(札樽自動車道) 전구간을 제외하면 홋카이도의 고속도로는 모두 왕복 2차선이라고 하네요. 그래도 교통량이 많지 않고 도중에 추월차선도 마련되어 있어서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내려서 후라노 방면으로 향하는 452번 유바리 국도를 탔을 때에는 도로 상태가 더욱 심하더군요. 그래도 4륜구동 차량과 적설에 대비한 여러 표지판의 도움으로 일정은 어찌어찌 큰 차질없이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제 차로 이런 길을 다니라고 했다면 그날은 그냥 외출을 포기했겠지요.

 

곳곳에서 제설장비를 동원해서 눈을 치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가끔 이렇게 지붕이 씌워진 낙석방지시설(覆道)이나 터널이 나오면 어찌나 반갑던지요.

 

작은 지선도로들은 이렇게 겨울철 통행금지 표지가 붙어있고 아예 제설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선도로라도 야간에는 통행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었구요. (저희가 지나갔던 경로 중에는 오타루에서 조잔케이로 넘어가는 조잔케이 레이크라인이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폐쇄되더군요. 조금만 늦었더라면 당일 숙박 예약을 날릴 뻔 했습니다.) 네비에는 이러한 교통통제 정보가 반영되어 있지 않으니 사전에 홋카이도지구 도로정보를 참고하셔서 우회경로를 숙지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행 후반에는 날씨가 많이 풀려서 대체로 큰 무리 없이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은 샤코탄(積丹)에서 요이치(余市)로 돌아오는 방향의 해안도로(229번 라이덴 국도)인데 풍경이 참 아름다워서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겠더군요.

 

저희가 방문했던 대부분의 관광지나 상점에는 주차장이 갖추어져 있었고, 설령 주차장이 없는 곳이라도 인근의 적당한 주차장을 미리 확인해 두고 출발했기 때문에 주차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오타루에서는 일정이 다소 밀리는 바람에 현지에서 급하게 주차장을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원래는 600엔만 내면 종일 주차할 수 있는 관광주차장을 이용할 예정이었지만 한두 시간 정도만 세우기에는 약간 아까운 느낌도 들었고 무엇보다도 오르골당에서 너무 멀어서 영업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 운하 가까이에 있는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자니 요금이 너무 비싸서(일반적으로 30분에 500엔, 혹은 20분에 300엔 정도) 고민하며 오르골당 쪽으로 차를 몰고 오던 도중에 30분 무료주차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어 이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운하에서 오르골당 방향으로 17번 도로를 따라오다가 메르헨 교차로(メルヘン交差点)로 연결되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한 후 다시 좌회전하여 안쪽으로 들어오다 보면 이렇게 노란색 천막이 덮인 주차장 입구가 보입니다(지도, 맵코드: 493 661 821*17). 간판에는 키타이치가라스(北一硝子) 특약 주차장이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꼭 키타이치가라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30분은 무료이며 이후에도 20분당 100엔씩 요금이 올라가기 때문에 주변의 다른 사설 유료주차장에 비해 훨씬 저렴했습니다. 운하나 데누키코지(出拔小路), 오르골당 방향으로의 접근성도 괜찮았구요. 오타루에서 오래 머무르는 일정이 아니라면 이 주차장을 이용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노보리베츠 지옥계곡(登別地獄谷)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주차요금(소형 500엔)을 받아서 시설 유지관리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절기에는 폐쇄되긴 하지만 여기서 받은 주차권은 조금 더 올라가면 있는 오유누마(大湯沼) 주차장에서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여행 기간 동안 기름은 두 번을 넣었습니다. 교외로 나가면 주유소를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 항상 여유를 두는 게 좋겠더군요.

 

주유원과 셀프주유기가 함께 있는 주유소도 있었지만 리터당 가격이 2~3엔 정도씩 차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저는 셀프주유기만을 이용했습니다. 주유 전에 먼저 유종을 선택하고 지정된 금액을(가득 주유 시에는 보증금을 적당히) 넣으면 되는데요, 거스름돈이 발생할 경우에는 주유기에서 바로 거슬러 주는 게 아니라 주유기 주변이나 사무실에 있는 잔돈 정산기에 영수증을 찍고 돌려받아야 합니다.

 

빨간색 주유건이 레귤러 휘발유입니다. 우리나라랑은 다르게 고정 고리가 없어서 주유가 끝날 때까지 직접 주유건을 잡고 있어야 하네요.

 

치토세IC를 빠져나와 렌터카 영업소로 향하는 경로 상에서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주유소(홈페이지, 맵코드: 113 859 193*63)입니다. 여길 지나치면 반납 전에 마땅히 기름을 넣을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저희도 여기서 주유를 마치고 영업소로 향했습니다.

 

관련 포스트: 렌터카

3월 초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홋카이도에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홋카이도 레일패스를 이용한 기차여행을 생각했었지만 관광지로의 접근성도 그렇고 무엇보다 금액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 결국 이번에도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했지요. 이런저런 업체들을 둘러보다가 프로모션 혜택도 많고 한국어 서비스도 충실해서 예전 오키나와 여행 때에도 이용했던 OTS 렌터카로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영업 중인 모든 렌터카 업체들은 공항 외부에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항 내에는 예약 내역을 확인하고 셔틀버스 탑승을 안내해주는 렌터카 카운터만 두고 있습니다. 그나마 국내선 청사의 경우에는 업체별로 독립된 렌터카 카운터가 있지만 국제선 청사에서는 1층에 위치한 교통 안내 카운터에서 안내를 대행해주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여러 업체를 한꺼번에 담당하다 보니 안내가 매끄럽지 못하거나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으며 업무시간이 종료되면 직접 렌터카 업체에 연락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OTS의 경우에는 국제선 청사에도 별도의 카운터를 마련해두고 있어서 이러한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습니다.

 

저희가 타고 온 에어부산 BX184편은 스케줄 상 오후 5시 40분에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이 날은 40분 정도 지연되어서 6시 반을 넘겨서야 겨우 입국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OTS 렌터카는 마감시간이 7시까지라 혹시나 차를 인수하지 못할까봐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요, 다행히 입국장을 나오면 바로 오른쪽에 있는 '투어 데스크 B' 구역에 카운터가 자리잡고 있어서 헤매지 않고 바로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카운터의 직원분께 여권과 면허증을 보여드리고 예약내역을 확인한 후에 셔틀버스 탑승을 위해 잠시 기다렸습니다. 우리말로 상담할 수 있는 카카오톡 계정도 있어서 친구 추가를 하고 예약번호를 미리 전송해 두라고 하시더군요. 저희가 마지막 손님이었는지 그동안 직원분도 퇴근 준비를 하시더니 저희를 1층 승강장으로 안내하셨습니다.

 

영업소로 향하는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짐을 싣고 내리는 것까지 기사님께서 전부 다 해 주셔서 부담스러울 정도였어요.

 

공항에서 영업소까지는 버스로 약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공항에서 미리 예약정보를 전송해 둔 덕분인지 영업소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인 직원분께 영상통화를 연결해 주셔서 중요한 사항들은 모두 영상통화를 통해 전달받고 현장에서는 계약서 확인 및 서명과 결제, 차량 인수 정도만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저희가 렌트한 차종은 토요타 C-HR이었습니다. 1,200cc 가솔린 엔진이라 출력이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터보라서 특별히 불편함은 없었으며 4륜구동이라 눈길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대부분의 홋카이도 소재 렌터카 업체에서는 3~4월까지 겨울용 타이어(스터드리스 타이어)도 기본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추가비용도 들지 않았고요.

 

외국인이 운전하고 있다는 표시도 붙어있네요.

 

크루즈 컨트롤도 가능하고 차선 인식 기능도 있는 것 같지만 눈 때문에 실제로 써 보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옆 차선의 차량이 가까이 있을 때 사이드미러에 경고 표시를 띄워주는 기능은 꽤나 편리하더군요. 그리고 후방 카메라도 장착되어 있었는데 정작 후방 감지 센서가 없어서 주차 시에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도 이 차에서 처음 만져봤습니다. 첫날에는 출발하거나 주차할 때마다 일일이 이걸 누르거나 당겨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기어를 D에 두면 자동으로 풀리고 P에 두면 다시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더군요.

 

네비게이션은 설정 메뉴에서 언어를 한글로 변경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일본 네비의 공통적인 특징인지는 몰라도 안내가 약간 부실하고 가끔 이해하지 못할 경로로 안내해줄 때가 있어서 애매한 구간인 경우에는 구글 맵으로 찾아본 경로와 비교해가며 운전하곤 했습니다. 참고로 기어를 주행으로 놓은 상태에서는 목적지 검색이 불가능하니 꼭 정차 상태에서 조작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이용했던 렌터카 중에서는 USB 음악 재생을 지원하는 차종을 보지 못했기에 평소에 제 차에서 쓰던 SD카드를 뽑아왔는데 여기에는 SD카드 슬롯조차 없더라구요. (CD와 AUX, 블루투스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는 수 없이 휴대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음악을 들었습니다만 네비랑 달리 오디오는 다국어를 지원하지 않는지 한글로 된 곡 정보는 모두 깨져서 정상적으로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렌터카를 예약할 때 찾아본 C-HR의 단점으로는 뒷좌석 창문이 작아서 전망이 좋지 않고 트렁크 공간이 좁다는 점이었는데요, 실제로 28인치와 24인치 캐리어를 하나씩 넣으니 트렁크가 꽉 차서 기내용 캐리어 하나는 뒷좌석 가운데에 놓고 다녔습니다. 네 명이서 여행하기에는 짐을 실을 공간이 조금 부족할 것 같고 세 명 정도가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일정상 고속도로를 탈 일도 몇 번 있었기에 렌터카를 예약할 때 홋카이도 고속도로 패스(Hokkaido Expressway Pass, HEP)도 함께 예약해 두었습니다. 저희는 5일을 이용할 예정이라 6,700엔이 들었구요, ETC 카드 대여료는 별도인데 OTS의 경우 324엔을 받더군요. 전체 톨비가 만엔 가까이 나왔으니 약 3,000엔 정도 절약된 셈이네요.

 

반납 시에는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OTS와 타임즈 렌터카의 차량 입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표지판을 잘 확인하신 후 진입하셔야 합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영업소 바로 주변에는 주유소가 없기 때문에 치토세IC를 빠져나온 후 적당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미리 넣고 오시는 것이 편합니다. (반납 시에 확인을 위해 영수증도 잊지 마시구요.)

 

5일 동안 약 920km 정도를 운전했고 연비는 도중에 한번 리셋하긴 했지만 13.5km/L 정도가 찍혔습니다. 일정상 산길이나 빙판길의 비중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날씨가 좋고 고속도로 주행 비율이 높아질 경우 연비도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반납 절차를 모두 마치고 다시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기사님께서 출발 전에 국제선 청사로 가는지, 혹은 국내선 쪽으로 가는지를 미리 물어보시니 목적지에 맞게 알려주시면 됩니다.

 

관련 포스트: 늦겨울 홋카이도에서 운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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