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물자원관에서 장항읍내를 가로질러 다음 목적지인 국립생태원으로 향했습니다. 국립생태원의 입장료는 어른 5천원이지만 이곳 역시 봄 여행주간을 맞아 50% 할인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정문에서부터 방문자센터를 거쳐 에코리움까지 운행하는 전기차가 있지만 배차간격도 있고 방문자센터에서 한번 갈아타야 되기도 해서 걷기 불편하신 분이 아니라면 천천히 걸어가는 게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길 옆으로는 사슴우리도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구요.
에코리움 내부는 크게 다섯 가지 기후대로 구분되어 있으며 그 외에 상설전시실이나 부수적인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전시 내용이나 동선 상으로 볼 때 제1상설전시실,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 제2상설전시실 순으로 관람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제1상설전시관에서 에코리움 전체에 대한 개요를 훑어본 후 먼저 열대관으로 향했습니다. 열대관 내부는 다른 전시공간에 비해서 비교적 습하고 더운 편이라 입구에 마치 사우나에서 볼 법한 경고문이 붙어 있더군요. 체감상 모든 전시관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동선이 복잡한 것 같았으며, 악어와 거북, 어류 등의 동물들도 상당히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사막관도 열대관과 비슷하게 입구에 고온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었지만 습도가 낮아서 그런지 오히려 서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고 선인장이나 알로에와 같은 다육식물과 사막여우, 프레리독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중해관의 공기는 상당히 상쾌한 느낌이며 올리브와 바오밥나무, 식충식물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막관과 마찬가지로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온대관은 실내와 야외 전시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실내에는 제주도의 식생이나 우리나라의 민물고기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야외에는 수달이 사는 작은 연못과 맹금류 우리, 그리고 설악산의 식생을 옮겨놓은 구역이 있습니다. 이쪽은 전반적으로 익숙한 풍경이네요.
극지관은 확실히 서늘한 느낌은 들지만 다른 기후대관과는 달리 살아있는 생물은 거의 없고 대부분 모형으로 설명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극지관에서 거의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동물이라면 마지막에 있는 펭귄 정도?
로비에 위치한 기념품점에는 마스코트 인형들이 한가득. 꽤 귀엽습니다.
다시 밖으로 나오면 에코리움 앞으로 습지생태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다행히 직접 보진 못했지만 뱀도 사나봐요.
분수가 딸린 큰 놀이터도 있었는데 어린이날을 낀 연휴라 그런지 아이들로 북새통이었습니다. 날씨가 좀 더 더워지면 분수가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도 많이 보이겠네요.
서천읍에 있는 서천수산물특화시장에서 갑오징어랑 우럭으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1층에서 생선을 골라서 회를 뜨고 연계된 2층 양념집에서 먹는 시스템인데 갑오징어가 생각보다 몸값이 좀 나가는 친구더군요. 주말인데다 장날이라 그런지 시장 바로 앞 주차장은 만차였는데 다행히도 바로 옆 골목 안쪽에 있는 상인 주차장에는 공간이 많아 남아있어서 저희는 그쪽에 주차를 했습니다.
기념으로 한산소곡주도 한 병 업어왔습니다. 우희열 명인이 담그는 소곡주는 별도의 디자인으로 된 포장을 사용하는 것 같고 나머지 양조장들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병과 포장에 각 양조장의 라벨을 부착하는 형태로 판매하는 듯 합니다. 저는 양조장까지 들렀다 갈 여유는 없어서 시장 근처에 있는 가게들을 돌아보다가 구입했습니다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양조장도 한번 방문해 보고 싶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