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토사 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실로소 요새였습니다.
실로소 요새는 싱가포르의 케펠(Keppel) 항을 방어하기 위해 19세기에 지어진 요새로
2차 대전을 거쳐 지금은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습니다.
입구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에서 표 검사를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요새 내부를 운행하는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실로소 요새의 역사와 몇 가지 전시물들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시더군요.
직원 분들이 모두 친절하고 유쾌하셔서 저까지 기분이 밝아졌습니다^^
버스는 저희를 'Gunners' Shelter'라 불리는 포대 앞에 내려주고 다시 입구로 돌아갔습니다.
비가 꽤 많이 내려서 돌아다니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우산을 펴 들고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지하 참호 내부에는 2차 대전 당시의 전황 등을 설명해 둔 패널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조금 으스스한 분위기더군요.
이곳은 참호 내부에 위치한 탄약고입니다.
지하에 저장된 포탄을 승강기에 실어 지상에 위치한 포대로 올려보내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요새 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7인치 전장식 포입니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건 복제품이라고 하네요.
병사들이 거주하던 병영의 모습도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상당수의 현지인들이 병영에서 요리와 세탁 등을 담당하며 생계를 유지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요새 안에는 유난히 공작이 많이 보였습니다.
어미새에 가려서 안 보이지만 요 녀석은 새끼까지 데리고 있더군요 >.<
전시관 내부는 냉방이 잘 되어 있어서 축축해진 몸을 말리면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전날 또 밤을 샌 룸메이트는 여기서 선 채로 잠을...-ㅅ-;;
실로소 포인트에 위치한 지하 참호의 모습입니다.
이 참호는 원래는 실로소 요새를 건설할 때 기뢰를 기폭시키기 위한 발전 장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어졌으며
이후 1930년대에 그 규모를 확장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로소 포인트의 맞은편으로는 파시르 판장(Pasir Panjang) 요새가 위치해 있어서
함께 해협 입구를 방어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항복의 방(Surrender Chamber)에는 2차 대전의 패배와 승리의 순간을 모형으로 재현해 두었습니다.
이 모형은 1942년 2월 15일 영국령 싱가포르가 일본군에 항복할 당시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3년 반이 지난 1945년 9월 12일, 싱가포르 주둔 일본군은 연합군에게 항복하게 됩니다.
3년 전에 항복했던, 그리고 항복을 받아냈던 군인들은 이런 날이 올 것을 알고 있었을까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