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부터 13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SIGGRAPH Asia 2008에 다녀왔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SIGGRAPH 컨퍼런스라 많은 기대를 했었고,
또 그 만큼 많은 것을 배워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ITRC 관계자 분들과 박진아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2월 9일.
전날 아침부터 시작된 기말고사와 과제를 겨우 다 마치고 바로 버스에 올라 아침 6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출장 시기가 하필이면 기말고사 기간과 완전히 겹치는 바람에
교수님들께 사정을 설명드리고 시험을 출발 전날에 모조리 몰아서 끝내버렸지요 -_-)
동행한 룸메이트와 함께 환전해둔 돈을 찾고 푸드코드에서 아침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이른 아침에는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거의 없었습니다 ㅠㅜ
할 수 없이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카운터로 향했습니다.
카운터에서 발권을 받은 후 출국 수속을 마치고 보세구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작은 트러블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출발하기 전 구입해 둔 면세품들을 받으러 인도장으로 향했는데 동화면세점에 제 생년월일이 잘못 입력되어 있더군요;;
직원분께 잘 말씀드려서 겨우 물건을 인도받긴 했지만 하마터면 못 받을 뻔 했어요 ㅇㅅㅇ
스무디킹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맞은편으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SC제일은행의 광고가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제일은행에서 발주한 광고인 줄 알았는데 싱가포르에도 똑같은 광고가 있는 걸 보니
Standard Chartered 그룹 전체의 이미지 광고인가보네요 =ㅅ=
출발 시간이 가까워져서 지하로 내려가 스타라인을 타고 외항사 탑승동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확실히 국적기가 편하긴 합니다만 스타라인도 한번쯤 타 보고 싶었기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창 밖으로 제가 탑승할 싱가포르 항공의 B777-300이 보이네요.
기내 좌석은 3-3-3 배열로 되어 있었습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있었지만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맘마미아 OST만 줄창 들었답니다.
기내식은 불고기와 닭가슴살 요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요, 불고기 쪽이 좀 더 인기가 좋은 것 같았습니다.
메인 요리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비스킷과 함께 나온 롱델 치즈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착을 앞두고 마지막 드링크 서비스를 하길래 싱가포르의 대표 칵테일인 싱가포르 슬링을 부탁했습니다.
래플스 호텔의 원조 싱가포르 슬링에는 못 미치겠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맛이 괜찮아 믹스를 사 오려고 했는데 비싸더군요;
6시간 반의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실내는 비교적 냉방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 괜찮았습니다만 창 밖을 보니 벌써부터 더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ㅁ;
입국 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짐을 찾아 공항 지하에 위치한 MRT 역으로 향했습니다.
싱가포르의 MRT는 SMRT와 SBS Transit 두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서울지하철처럼 표 하나로 두 회사의 노선을 자유롭게 환승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매표소에서 싱가포르 투어리스트 패스(1일권 S$8 + 보증금 S$10)를 구입했습니다.
이 패스로 지정된 기간(1~3일) 동안 MRT와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그 이후에도 일반 이지링크 카드처럼 자유롭게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입한 후 5일 이내에 지정된 장소에 반납하지 않으면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없구요.
사실 대중교통을 하루에 S$8 이상 이용하기가 쉽진 않지만
현금 탑승 시의 불편함이나 이지링크 카드를 발급받을 때 발급 수수료를 따로 내야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단기 여행자에게는 이쪽이 더 경제적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열차 내부는 일반적인 도시철도 차량과 마찬가지로 롱시트로 되어 있었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 때문인지 냉방이 꽤 강한 편이었구요.
창이공항에서 출발한 열차는 타나 메라(Tanah Merah) 역에서 다시 창이공항으로 돌아갑니다.
여기서 분 레이(Boon Lay)행 열차로 갈아타면 시내로 나갈 수 있지요.
시티 홀 역 B번 출구로 나와 노스 브리지 로드를 따라 한 블럭 정도를 올라가니
미리 예약해 둔 페닌슐라 엑셀시오 호텔이 보였습니다.
외관이 조금 낡아보이긴 했지만 역에서 도보 3분 정도의 거리인데다
학회장은 물론 어지간한 명소는 걸어다닐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꽤 편리했습니다.
체크인을 하러 로비층으로 올라갔는데 로비 바로 옆으로 수영장이 위치해 있더군요.
풀 한쪽 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수족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희가 배정받은 방은 16층에 위치한 트윈룸이었는데요,
카드키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로비까지 가서 새 카드키를 받아오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방 자체는 꽤 깔끔하고 여유로운 편이었어요.
한 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방에서 욕실 안이 훤히 보인다는 겁니다 -ㅅ-
(물론 블라인드를 내리면 가릴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아메니티는 모두 구비되어 있었지만 1회용 면도기가 없어서 왓슨에서 따로 구입해서 사용했습니다.
옷장 안에 숨어 있는 미니바입니다.
마실 걸 사서 이 안에 억지로 끼워넣어 뒀는데 출력이 약해서 그런지 영 미지근하더군요.
이 외에 소지품을 보관해둘 수 있는 금고나 전기포트 등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방마다 랜선도 있긴 한데 프런트에 문의해보니 인터넷 접속은 유료라네요.)
창 밖으로 세인트 앤드류스 성당과 학회장인 선텍 시티가 보이네요.
하버뷰가 아닌 게 조금 아쉬웠지만 어차피 호텔에서는 잠만 잘 생각이었으니까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