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지성을 둘러본 후 산요본선을 따라 마이코로 향했습니다.
바로 아카시 해협 대교를 보기 위해서였죠.
(슈퍼 하쿠토를 타고 마이코역을 지나가다 보면 차내 방송으로도 안내해줍니다.)
아카시 해협 대교는 3,911m의 길이를 자랑하는 세계 최장의 현수교로서
두 교각 사이의 거리만도 무려 1,991m나 된다고 합니다.
원래 도로와 철도로 이루어진 복층식 구조로 설계되었으나 비용 문제로 결국 도로만 시공되었지요.
도로 하부에는 해상 프롬나드(500엔)가 있어서 주위의 전망을 감상하면서 산책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아카시 해협 대교에 관련된 시설들은 대부분 마이코역 인근에 위치해 있지만
아사기리역에 내리셔서 다리 전체를 한눈에 감상하시는 것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아카시 해협 대교 옆에는 건설 과정과 모형 등이 전시된 '다리의 과학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날(월요일)은 휴관일이었지요 ㅠㅜ
다리의 과학관 앞에는 아카시 해협 대교를 지탱하기 위해 사용된 케이블의 단면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저 정도면 이미 케이블이 아니라 쇠기둥 수준이군요;;
아카시역에서 열차 시간이 조금 남았길래 역 앞에 있는 츠타야에 잠깐 들렀습니다.
애니메이션 코너에 있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거의 다 대여중이네요 ㅇ_ㅇ
음반 코너에서는 요즘 극장판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에반게리온'이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을 오사카까지 데려다 줄 특급 슈퍼 하쿠토가 아카시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슈퍼 하쿠토로 운용되는 HOT7000계 차량은 원래 치즈큐코 소속이지만 JR서일본이 위탁관리하고 있으며
교토에서 카미고오리까지, 그리고 치즈에서 쿠라요시까지는 JR 구간을 달립니다.
틸팅 기동차로 주행 성능은 뛰어나지만 소음이 심하다는 게 단점이지요.
오후 늦게 오사카성 공원을 찾았습니다.
오사카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처음 축성한 이래
오사카 겨울의 진(大坂冬の陣)과 메이지유신 등을 거치면서 소실되고 재건되기를 반복하다가
1931년에 현재와 같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텐슈카쿠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군은 이미 한번 와 본 적이 있었고 오전에 히메지성을 둘러보고 온 터라
텐슈카쿠 내부에는 들어가보지 않고 공원만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오사카성 앞에는 1970년에 오사카에서 열린 국제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묻은 타임캡슐이 있습니다.
박람회 당시 마츠시타관에 전시되어 있던 것으로 현재 2기가 묻혀 있지요.
한 기는 박람회 개최 5000주년이 되는 6790년에 개봉될 예정이구요,
다른 한 기는 내용물 상태 확인을 위해 2000년에 개봉되었으며 앞으로 100년에 한번씩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해가 저물 무렵에 저녁식사도 할 겸 난바로 향했습니다.
던전과도 같은 지하도를 지나 도톤보리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저희를 맞아준 건
바로 이 카니도라쿠 본점의 움직이는 게 간판이었습니다 -_-
도톤보리의 상징 중 하나인 쿠이다오레타로 인형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사진 찍는 분들은 많이 봤지만 정작 가게 안으로 들어가시는 분은 거의 못 본 것 같네요^^;
아직 저녁식사를 안 했기에 킨류라멘에 들러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다행히 바로 자리가 나서 잽싸게 앉았지요.
메뉴는 딱 두 가지, 킨류라멘(600엔)과 차슈라멘(킨류라멘에 차슈를 좀 더 추가한 것, 900엔) 뿐이었습니다.
식권자판기에서 식권을 사서 카운터에 내니 금방 라멘이 완성되어 오더군요.
여기에 배추김치(우리가 먹는 김치보다 덜 매운 대신 식초향이...;)와 파김치는 무제한 공짜~
돈코츠라멘인데도 그렇게 느끼하지 않고 입에 착 붙어서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도톤보리에 온 김에 타코야키도 맛보려고 했는데
사전에 조사해간 게 거의 없어서 어떤 집이 맛있는 집인지를 도통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서 있던 가게 중 제일 싼 곳(8개에 280엔)에서 사 먹었습니다.
맛도 맛이었지만 타코야키를 굽는 아저씨의 손놀림이 정말 예술이었죠 ㅇㅂㅇ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근처에 위치한 슈퍼마켓 'SUPER KOHYO'에 들러 간식거리를 좀 샀습니다.
백화점 식품관 수준으로 다양한 품목이 갖춰져 있었고 무엇보다 밤 11시까지 영업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희가 묵은 일그란데 호텔 트윈룸의 모습입니다.
객실도 넓은 편이었고 전기포트부터 공기청정기까지 필요한 건 모두 잘 갖추어져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럽더군요.
(다만 현군이 있던 방은 자명종이 고장난데다 공기청정기도 없었다는 후문이...;;)
샤워를 한 뒤 아까 슈퍼에서 사 온 노도고시 나마를 꺼내 가볍게 한잔 했습니다.
노도고시 나마는 콩단백을 이용해서 만든 술로, 보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제3의 맥주'라고도 불립니다.
주세법상 '그 외의 잡주 2'로 분류되어 맥주나 발포주보다도 가격이 더 싸지요.
다만 기분 탓인지 좀 싱거운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ㅅ-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