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예약한 어드밴스드 미니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이번 토요일에는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 다녀왔습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에 차들이 꽤 많네요.




입구 바로 앞에는 전기차 충전 스탠드가 있고 이렇게 i3들이 나란히 충전 중이더군요. 센터에서 굴리는 차들일까요, 아니면 방문객 분들이 가져온 차량일까요?




전시장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프로그램 체험 고객을 위한 라운지가 있습니다.




접수 데스크에서 예약사항을 확인한 후 체험 동의서를 작성합니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했는데 렌터카와 유사하게 본인 과실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개인면책금을 부담하고 보험처리가 되는 것 같더군요. 작성한 동의서를 들고 라운지 안쪽에 위치한 의무실로 가서 음주측정을 마치고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나면 모든 준비가 끝납니다. 이제 전시장을 둘러보거나 휴식을 취하다가 프로그램 시작 5분 전까지 라운지로 집합하면 됩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이런 명찰을 받게 됩니다. 차종을 미니로 선택하게 되면 '미니 드라이빙 센터'라고 적힌 목걸이를 받게 되는데 왠지 모르게 제 명찰에만 'BMW 드라이빙 센터'가 찍힌 줄을 달아주셨네요.




라운지 창밖으로는 젖은 노면에서 오버스티어를 체험할 수 있는 다이나믹 코스가 보입니다. 다른 분들이 연습하시는 걸 보니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약간은 걱정이 되더군요. 그렇게 앞 팀 분들의 연습을 구경하고 있다가 시간이 되니 강사님이 라운지를 돌아다니면서 신청자를 호명한 후 강의실로 인솔했습니다.

운전석에 앉기에 앞서 먼저 강의실에서 이론 교육이 약 40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교육 내용은 저작권 문제로 인해 촬영이나 녹음이 금지되어 있습니다만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선택한 차종에 대한 소개와 조작 방법(시동, ISG 설정 등), 시트포지션 조절 방법으로부터 시작하여 차량의 제동 특성에 대한 설명(언더스티어/오버스티어 등), 올바른 스티어링 조작법, 체험 코스 소개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아마 강사님마다 설명하시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저희 조를 담당하시는 강사님께서는 마찰이나 관성, 원심력 등에 대한 내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셔서 고등학교 물리 수업 시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이론 교육이 끝난 후에는 차량 선택을 위해 제비뽑기가 있었는데요, 저는 안타깝게도 가장 끝번호인 6번을 뽑았습니다.




다른 분들의 방문기에서는 다양한 차종과 트림 중에서 제비뽑기 순서대로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미니 프로그램을 체험한 시점에서는 6대 모두 3세대 미니 JCW로 통일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차종이 통일되어 있다보니 차량을 선택하는 과정은 생략하고 제비뽑기 순서대로 출발 순서를 정하게 되었는데 제가 강사님의 설명을 잘못 이해해서 마지막 차량이 아닌 두 번째로 출발하는 차량에 탑승해 버렸습니다. (알고보니 차량에 붙어있는 번호와 출발 순서는 별개더군요.) 저 때문에 순서가 뒤로 밀린 분들께 죄송스럽네요.




실내에는 무전기가 한 대씩 있어서 강사님의 설명과 지시사항을 들을 수 있습니다. 원활한 교육을 위해 무전기를 통해서는 수신만 가능하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비상등을 켜면 된다고 합니다.




출발 준비가 모두 끝나면 강사님 차량을 따라 트랙으로 나가서 다목적 코스, 다이나믹 코스, 원선회 코스, 서킷 순으로 실습을 진행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주어진 과제를 한 대씩 차례대로 수행한 후 강사님이 피드백을 주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다목적 코스에서는 간단한 슬라럼과 풀 브레이킹, 긴급 회피를 연습했습니다. 슬라럼 구간은 러버콘이 여유있게 놓여져 있어서 특별한 기술 없이도 지나갈 수 있었기에 별도의 교육 없이 그냥 통과했습니다. 풀 브레이킹 구간은 시속 40km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다가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아서 차량의 제동 성능을 체험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만 익숙하지 못한 탓인지 브레이크를 과감하게 밟기가 어렵더군요. 두 바퀴 정도는 단순히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는 연습을 한 후, 콘을 세워두고 풀 브레이킹을 통해 콘에 최대한 가깝게 정지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긴급 회피에서는 시속 40km를 유지한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급히 옆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연습을 했는데 저는 충분히 과감하게 꺾질 못해서 장애물에 해당하는 콘 모서리를 살짝 밟았습니다.

다이나믹 코스에서는 스프링쿨러를 이용해 노면이 젖은 상황을 가정하고 차량이 미끄러질 때 이를 제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첫 번째 바퀴에서는 단순히 젖은 노면을 지나며 장애물에 해당하는 물 커튼을 피해가는 연습이라 간단했지만 두 번째부터는 킥 플레이트가 작동하기 시작해서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이 킥 플레이트는 차량이 지시된 적정 속도로 통과하게 되면 뒷바퀴를 털어서 강제로 오버스티어 상황을 만들게 되는데요, 이때 적절한 카운터 스티어링을 통해 자세를 회복하고 장애물을 통과해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안전을 위해서 너무 빠른 속도로 통과하게 되면 킥 플레이트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시속 40km로 시작해서 50, 60km로 계속 올라가면서 반복 연습을 했지만 저는 세 번 모두 카운터에 실패하고 차량이 스핀해버렸습니다. 확실하게 익혀둘 수만 있다면 눈길이나 빗길 운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은 갈 길이 너무 먼 것 같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원선회 코스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에서는 BMW 및 미니 차량에 적용된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기능을 체험해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노면이 젖은 원형 트랙에서 스티어링을 고정한 채로 정속으로 주행하다가 강사님의 지시에 따라 가속페달을 점점 더 세게 밟으면 차량이 바깥쪽으로 점차 밀려납니다. 이때 핸들을 코너 안쪽으로 가볍게 꺾어주면 DSC의 개입에 의해 엔진 출력이 자동적으로 조절되면서 차량이 다시 원래 궤도로 복귀하게 됩니다. 어려운 내용은 없었지만 지시에 따라 가속페달을 과감하게 밟지 않으면 DSC가 작동하는 것을 제대로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가속 및 제동 코스와 핸들링 코스가 합쳐진 서킷을 체험했습니다. 첫 바퀴는 강사님의 코스 설명을 들으며 비교적 천천히 주행을 하게 되며 두 번째 바퀴부터는 강사님의 차량을 따라 고속주행을 하게 됩니다. 직선주로에서는 풀 악셀을 밟아서 가속성능을 체험해보는 한편, 선두에 섰던 차량은 우측으로 빠졌다가 대열 후미에 붙는 방식으로 매 랩마다 차량 순서를 계속 바꿉니다. 아무래도 운전하시는 분마다 경험이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속도 차이가 나기 마련인데 강사님이 앞에서 낙오하는 차량이 없도록 완급조절을 잘 해 주셨습니다. 저는 서킷이 처음이라 다소 소심하게 운전한 경향이 없진 않았지만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7~8바퀴 정도를 돌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슬슬 익숙해져서 재미가 붙을 무렵에 끝이 나서 좀 아쉽더군요.





실습을 모두 마친 후에는 강의실로 돌아와 간단한 디브리핑을 한 후 수료증을 받고 프로그램을 마치게 됩니다. 코스를 모두 잘 따라가진 못해 좀 부끄럽지만 그래도 수료증을 받으니 기분은 좋네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프로그램도 체험해보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전시장을 좀 더 둘러보다 돌아왔습니다. 생각보다 규모는 그리 크진 않았지만 일반적인 딜러쉽 매장과는 달리 전시된 차량을 눈치볼 필요 없이 마음껏 둘러볼 수 있으며 i8을 제외한 대부분의 차종은 직접 타 볼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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