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7

대전 카이스트







2017. 4. 7

대전 카이스트







최근에 SKT 통메를 사용하는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유심기변을 도와드릴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메를 통해 수신한 문자메시지는 일반적인 SMS 백업 앱으로는 백업이 되질 않더군요. 삼성 단말기끼리는 Kies로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제조사도 완전히 다른 단말기라 Kies를 사용할 수도 없었구요. 그래서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봤는데 기종에 관계없이 가장 범용성 높고 간편한 해결법은 클라우드베리(구 T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우선 데이터를 백업할 기기에 클라우드베리를 설치하고 로그인을 하신 후 하단의 '폰데이터' 버튼을 누르시면 주소록과 문자 등을 백업할 수 있는 메뉴가 나옵니다. 여기서 문자를 선택하여 백업을 하시면 현재 통메에 들어있는 문자가 클라우드로 업로드됩니다.



백업이 모두 끝나면 데이터를 복원할 기기에도 클라우드베리를 설치하고 동일한 계정으로 로그인하신 후 폰데이터 탭으로 이동합니다. 이때 상단의 기기 정보를 보시면 현재 기기로 표시되어 있는데 양 옆의 화살표를 눌러 아까 백업한 기기로 이동하면 문자 등의 정보가 백업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은 제 폰이라 기기가 하나만 있지만 여러 기기에 동일 계정으로 설치되어 있을 경우 기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자 아이콘을 길게 눌러 복원을 선택하시면 현재 기기로 문자 데이터가 다시 다운로드됩니다. 주의하실 점은 MMS의 경우 제목만 복원되고 내용은 사라지게 되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따로 찾을 수가 없는 것 같네요. 그리고 복원 도중에 에러메시지가 나오며 중지될 경우 다시 시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MMS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인 것 같은데 다시 시도하실 경우 제목만 남은 MMS들이 중복으로 생성됩니다.)

원룸에 있는 세탁기(삼성 SEW-AN100 수중강타 10kg)가 어느 순간부턴가 물이 찔끔찔끔 나오면서 급수가 잘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원래 사용하지 않던 온수 쪽으로 호스를 바꿔 끼운다던가 세탁조에 직접 물을 붓기도 했었지만 온수 쪽도 곧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데다 빨래할 때마다 계속 신경써줘야 하는 것도 일이라 급수 밸브를 교체해 보기로 했습니다.


급수 밸브를 교체하기에 앞서 밸브에 달린 필터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보통 여기에 이물질이 많이 끼면 급수가 잘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제 경우에는 필터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밸브 문제로 판단했습니다.


밸브를 덮고 있는 커버는 뒷쪽에 있는 나사 두 개를 풀면 분리할 수 있습니다.


커버에는 나사 외에도 고정을 위한 돌기가 양쪽으로 두 군데씩 있기 때문에 그냥 손으로 분리하시는 것보다는 일자 드라이버나 헤라 등을 틈 사이에 넣어서 조금씩 벌리시는 방법이 편합니다.


커버를 들어내시면 이렇게 급수 밸브가 보입니다. 여기서 앞에 보이는 나사 세 개를 풀면 밸브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나사를 푼 뒤에 밸브를 위로 들어올리면 간단히 분리됩니다.


각각의 급수구마다 솔레노이드 밸브가 달려 있어서 급수구의 개폐를 제어한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왼쪽부터 빨간색이 온수, 파란색이 냉수, 검은색이 섬유유연제 밸브에 연결된 전원선인 것 같습니다. 냉수 쪽에서 어느 하나만 고장났을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온수 솔레노이드 밸브를 떼서 이식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내부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전원선의 순서를 잘 기억해둔 후 선을 뽑고 밸브를 분리합니다.


워낙 오래된 세탁기라 새 부품을 구할 길이 없어서 인터넷을 통해 중고 부품을 구입했습니다. 부품 자체에 부품번호 같은 게 각인되어 있긴 했는데 잘 알아보기도 힘들었고 세탁기 기종으로 검색해도 확실치가 않아서 고장난 밸브와 가장 비슷하게 생긴 녀석을 주문했는데 다행이 동일한 모델이 왔네요. 겉보기에는 고장난 밸브보다도 더 낡아 보이지만 작동만 잘 된다면 상관없겠죠.


새로 산 밸브를 세탁기에 물린 후 호스를 연결하고 테스트를 해 봅니다.


성공! 중고 부품이라 또 얼마나 버텨줄 지는 미지수입니다만 그래도 당분간은 빨래가 좀 더 편해질 것 같습니다.

돌아올 때 짐이 많아질 것 같아서 차를 가지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는데 도중에 강남순환고속도로로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한참을 돌아서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국제선 주차장이 만차로 표시되어 있어서 걱정했는데 들어가 보니 다행히 몇 자리가 비어 있어서 무사히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 점심인데도 이 정도니 성수기나 주말에는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편이 좋겠네요.


발권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가니 출국장 앞에서 마침 천검의 귀환이라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탑승한 기종은 A330-300이었던 것 같습니다. 좌석은 2-4-2 배열이었구요.


탑승하기 전에 점심을 따로 챙겨먹지 않아서 기내식은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하네다 공항은 국제선 터미널이 리뉴얼된 이후 처음 와 봤는데요, 예전의 그 지방공항 같은 느낌의 답답한 청사 건물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 있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체크인 카운터도 훨씬 많아졌고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더군요.


출발층인 3층에서 한 층을 더 올라가면 이렇게 에도 시대를 테마로 한 상점가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이나 기념품점 등이 줄지어 있고, 바깥쪽으로 좀 더 나가면 요시노야나 모스버거 같은 비교적 저렴한 패스트푸드도 있었습니다.


살짝 출출하기도 하고 잔돈이 남아서 뭔가 간단히 먹을까 하다가 니혼바시 다시바(日本橋だし場)에서 유자와 후추가 들어간 갈비 스프(柚子胡椒風味のカルビスープ)를 주문했는데... 맛은 뭐 그저 그랬습니다. 동전을 깔끔하게 처리한 데에 의의를 두고 싶네요.


5층에 있는 도쿄 팝 타운에는 캐릭터 상품이나 완구류 매장, 돈키호테의 공항 지점인 소라돈키 등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5층에 있는 전망 덱에서는 공항의 풍경과 주기장에 있는 항공기들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밤이라 그런지 조명 덕분에 더욱 운치 있어 보이더군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현지에 계시는 분들은 출사 등의 목적으로 한 번쯤 와보실 수 있겠네요.


보세구역 내에는 여기저기에 충전 스탠드와 노트북용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서 전자제품을 충전하기에 편리했습니다.


귀국편도 출국 때와 마찬가지로 A330-300입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만석이네요.


귀국편 기내식 메뉴로는 스키야키가 제공되었습니다. 저녁을 제대로 먹지 않은 터라 이것도 디저트까지 깨끗이 비웠습니다.

이번 학회에서는 특이하게도 포스터 세션 도중에 일본주를 함께 나눠 마시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등록할 때 마스(枡)라고 불리는 됫박 모양의 잔을 나눠주길래 어디에 쓰는 건가 했더니 이렇게 술을 따라서 건배를 하는 용도로 사용하더군요. 어떤 사케인지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을 해 주셨는데 거기까진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술과 함께 먹을 이용해서 즉석에서 그림을 그리는 스미에(墨絵) 퍼포먼스도 있었는데 저는 아쉽게도 포스터 발표 때문에 시작 부분과 완성된 그림밖에 보질 못했습니다.


학회장에서 대각선 방향에는 가쿠시카이칸(学士会館, 학사회관)이라는 건물이 있었는데요, 처음에 지도에서 이름만 보고서는 대학에 딸린 학생회관 같은 곳인가 했는데 실제로 지나다니며 보니 역사가 깊은 고급 호텔인 것 같더군요. 구 제국대학 출신자들의 동창회를 학사회라고 불렀다는데, 그 학사회의 사무국과 회의실 등을 포함한 회관으로 지어진 데에서 학사회관이라는 이름이 유래한 것 같습니다.


학사회관 건물 옆에는 도쿄대학의 발상지라 새겨진 비석도 있었습니다. 도쿄대학 외에도 수많은 대학이나 단체가 이곳 치요다(千代田) 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학회장 바로 맞은 편에는 쿄리츠여대(共立女子大学) 캠퍼스가 있었는데요, 역에서 오가는 길에 보니 마침 축제 기간인 것 같아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깐 둘러 보았습니다.


로비에 있는 무대에서는 스케쥴에 맞춰 동아리 공연 등이 진행되고 있었구요.


미스 쿄리츠 선발대회에 출전한 후보들인가 봅니다. 시간이 맞으면 무대행사도 보고 싶었는데 점심시간이 짧아서 실제로 가 보진 못했어요.


건물 밖에는 이런저런 음식을 만들어 파는 부스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 축제와는 달리 술을 파는 주점은 못 본 것 같네요.


여대라 그런지 초대가수도 모두 남자 아이돌인데다, 코드브이와 에이피스를 초청해서 케이팝을 테마로 한 점도 제게는 뭔가 신선했습니다.

호텔 근처를 가볍게 산책하면서 들렀던 칸다묘진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자면 오차노미즈역이 가장 가깝긴 합니다만 아키하바라역에서도 충분히 걸어올 만한 거리에 있습니다.


칸다묘진의 입구 역할을 하는 즈이진몬(随神門, 수신문)입니다. 신사에 관련된 다른 업무는 저녁 무렵이면 모두 마감되지만 신사 자체는 24시간 개방되어 있어서 늦은 시간이라도 언제든 경내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네요.


칸다묘진 하면 이런 이타에마(痛絵馬)들을 빼놓을 수가 없겠죠. 러브라이브며 코치카메 등 이런저런 개성있는 에마들이 눈에 띄는군요.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경건한 신사의 분위기랑은 약간 다르게 경내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식사를 하시는 분들도 간간이 보였습니다. 마치 공원같은 느낌이랄까요.


오미쿠지 자판기인가 봅니다. 보는 사람은 없지만 안에 들어있는 사자가 열심히 춤을 추고 있습니다.


신사 옆쪽으로는 계단으로 이루어진 비탈길인 오토코자카(男坂)가 있습니다. 돌아갈 땐 저쪽으로 내려가보는 것도 괜찮았을 텐데 미처 그 생각을 못 했네요.


도쿄에는 몇 번인가 방문해본 적은 있었지만 도쿄 타워는 아직 한번도 올라가본 적이 없었는데 JCB 카드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전망대를 무료로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밤에 잠깐 짬을 내서 들렀습니다. 스카이트리를 가볼까 도쿄 타워를 가볼까 고민이 살짝 되긴 했었는데 스카이트리가 좀 더 일찍 마감하기도 하고 입장료도 만만치 않아서 결국 도쿄 타워에서 스카이트리를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도쿄 타워와 바로 연결되는 지하철역은 없지만 대신 걸어다닐 만한 거리에 여러 지하철 노선들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미타선 오나리몬(御成門)역에서 내려서 오는 길에 사진도 찍고 하다 보니 10분 남짓 걸렸던 것 같네요.


얘네가 도쿄 타워의 마스코트인가 봅니다.


매표소에서부터 온통 커플 천지군요. 250m 높이의 특별전망대는 내년 여름까지 리뉴얼 공사 중이라 입장이 불가능하고 현재는 150m 높이의 대전망대까지만 입장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여기 대전망대 단 하나! 저는 앞서 말씀드린 JCB 카드 프로모션을 이용해서 무료로 입장권을 받았습니다. 일본 국외에서 발급받은 JCB 카드가 있으면 한 명에 한해서 무료 입장이 가능한데, 표를 끊어주시는 직원 분이 재차 혼자냐고 물어보셔서 뭔가 기분이 좀 묘하더군요.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대전망대는 높이가 다소 낮은 느낌은 있었지만 그만큼 건물들이 더 가깝게 보이기도 하고 도쿄 도심 한복판이기도 해서 그런지 야경이 굉장히 박력있게 다가왔습니다.


저 멀리에 스카이트리가 보이네요.


오다이바와 레인보우 브릿지도 보이구요.


어느 방향이건 끝이 없는 빌딩 숲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테나를 수리하다가 그 안에서 발견된 수수께끼의 연식 야구공이라고 합니다. 어떤 경위로 저 위에 올라가게 됐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이렇게 바닥이 뚫린 룩 다운 윈도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작은 창은 유리가 흐리기도 해서 별 감흥이 없었는데 확실히 큰 창은 좀 어질어질하더군요.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도 이 층에서 탈 수 있습니다.

학회 첫날 저녁에 있었던 만찬은 특이하게도 도쿄만을 한 바퀴 돌아보는 유람선 아타케마루(安宅丸) 선상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학회장에서 유람선을 타기 위한 선착장까지는 거리가 꽤 있어서 주최측에서 미리 버스를 준비해 두셨더군요.


진보초에서 약 30분 정도 걸려서 히노데(日の出) 여객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저희가 승선할 나이트 크루즈 코스는 저녁 7시 15분부터 식사 및 주류가 제공되고 7시 45분에 출항하여 9시 15분에 돌아오는 2시간짜리 코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약할 경우에는 1인당 5,500엔 정도라고 하네요.


저희가 탈 아타케마루는 옛날 고자부네(御座船)의 모습을 본따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니 서양으로 치면 요트에 비유될 수 있는 크고 호화로운 선박을 이렇게 불렀던 것 같습니다.


자리를 잡은 후 얼른 음식을 가지러 갑니다. 기본 메뉴와는 별도로 주최측에서 초밥과 회도 준비해 주셨는데 사람 수에 비해서 양이 충분치 않아서 이쪽은 금방 바닥이 났습니다.


1층 가운데에서는 이렇게 음료나 주류를 마음대로 받아갈 수 있는 카운터가 있구요.


음식은 식사라기보단 술안주에 가까운 느낌으로 비교적 간단히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에 해운대에서 타 봤던 티파니21 크루즈와 거의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출항 시간이 되니 배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레인보우 브릿지 아래를 지나가는 중이네요.


곧 공연이 시작된다고 알려주셔서 무대가 있는 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무대 옆에 있는 개구리(?)가 공연의 시작을 알리고...


곧이어 여러 캐스트 분들이 등장해서 약 30분 정도 뮤지컬 느낌의 공연을 즐겼습니다. 공연의 제목은 '오에도 연무극 ~오이란 가을의 연회~ (大江戸宴舞劇~花魁秋の宴~)'라고 하는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출연하는 캐스트 분들도 뮤지컬 등에서 꽤 인지도가 있는 분들이고 여기서 진행되는 공연 자체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팬층이 형성되어 있다고 하네요.


공연이 끝나고 갑판으로 올라가보니 마침 도쿄 게이트 브릿지를 지나가는 중이었습니다. 저희가 탄 배는 여기서 U턴을 해서 다시 히노데 선착장으로 돌아갑니다.


엇갈려 지나가는 다른 유람선들도 종종 보이구요.


여긴 도쿄항인가봐요.


레인보우 브릿지를 지나면 이제 곧 히노데입니다.


하선하기 전에 다시 선실로 내려가서 공연에 출연하신 분들과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이날 출연한 캐스트 분들은 왼쪽부터 오무라 나오(大村奈央) 씨, 스즈키 토모히사(鈴木智久) 씨, 오키 논(大木のん) 씨라고 합니다.


숙소로 돌아갈 때에는 주최측에서 버스가 제공되지 않고 대신 하마마츠초역에서 각자 목적지를 물어본 후 가까운 역까지 승차권을 끊어주시더군요. 저는 아키하바라역 바로 앞이라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학회에서는 따로 점심이 제공되지 않아서 학회장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는데요, 학회 첫날에는 진보초역 A9번 출구 앞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로얄호스트(ロイヤルホスト)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주말 점심이라 그런지 생각보단 한산해 보이네요. 일단 들어가 보겠습니다.


단체 테이블도 많이 있긴 하지만 혼밥하기에도 좋은 구조네요. 겉보기와는 달리 생각보다 손님이 많아서 빈자리가 거의 없더군요.


우리나라에선 요즘 이렇게 설탕이며 프림같은 일회용품들을 테이블마다 비치해 둔 곳을 거의 못본 것 같네요.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새우와 가리비 그릴 구이에 옵션으로 C세트를 추가했습니다. 메뉴를 보니 평일 점심시간에는 식사 세트가 좀 더 할인이 되나 봅니다.


주문한 요리가 도착. 먹음직스럽긴 한데 양은 제 기준으로는 살짝 부족한 느낌이긴 하네요.


세트 구성으로는 빵과 야채스프, 진저에일을 선택했습니다. 밥을 선택할 경우에는 추가요금 없이 곱배기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치고는 가격이 약간 나가는 편이긴 하지만 서비스도 친절하고 음식 퀄리티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둘째 날 점심에는 아부라소바(油そば) 체인점 중 하나인 도쿄아부라구미소혼텐(東京油組総本店)을 찾았습니다. 자리에 앉기 전에 먼저 자판기에서 식권을 구입한 후 점원에게 전달하면 주문이 들어가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더군요. 메뉴는 아부라소바(760엔)와 매운 된장 아부라소바(辛味噌油そば, 820엔)가 있으며 면의 양은 추가요금 없이 보통(並盛)부터 1.5배(大盛), 2배(W盛)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본 토핑으로는 차슈 약간과 멘마 정도가 올라가는데, 저희는 여기에 스페셜 토핑 B(챠슈 2장 + 파와 참깨 + 반숙 달걀, 320엔)를 추가했습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주방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네요. 저희는 주문 후 약 1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테이블에는 식초와 라유, 후추, 다진 양파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추천하는 방법으로는 면의 양에 따라 식초와 라유를 각각 2~4바퀴 정도 두른 후 잘 섞어서 먹고, 나중에 취향에 따라 양파 등을 추가해서 맛의 변화를 주는 것이 정석이라고 합니다.


주문한 아부라소바가 나왔습니다. 그릇 바닥에 소스가 깔려있어서 잘 비비다 보면 시각적으로는 마치 발사믹 소스에 버무린 파스타 샐러드 생각이 나더군요. 맛을 보니 간장 베이스에 약간 기름기가 도는 느낌이었는데, 광고에 나와 있는 대로 일반적인 라면에 비해 건강한 음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의 입맛에 무난하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도착한 첫날 저녁은 로스트비프 덮밥으로 유명한 로스트비프 오노(ローストビーフ大野)에서 해결했습니다. 위치는 아키하바라역 쪽에서 추오도리(中央通り)를 건너 소부선 고가를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됩니다.


이렇게 생긴 건물을 발견하셨다면 왼쪽의 빨간색 입구로 들어가셔서 지하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참고로 오른쪽에 있는 입구는 지로마루(治郎丸)라는 서서 먹는 고기집(立ち食い焼肉)이라고 합니다.


건물 바깥까지는 웨이팅 줄이 없어서 안심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몇 팀이 기다리고 있네요. 금요일 저녁 8시 반 정도에 방문했는데 15분 정도 더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좁아서 줄을 설 수 없기 때문에 계단 앞에 표시된 곳에서 기다리다가 자리가 준비되면 점원이 올라와서 한 팀씩 안내해서 내려갑니다. 줄을 서 있는 동안 미리 주문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저는 그냥 몇 명이서 왔는지만 물어보고 주문은 자리에 가서 했습니다.


저는 카운터석 제일 안쪽으로 안내받았습니다. 대략 카운터석에 10명, 테이블석에도 10명 정도 앉을 수 있겠더군요.


메뉴로는 와규 로스트비프 덮밥과 그냥 로스트비프 덮밥이 있으며 고기 양을 늘릴 수도(肉増し/니쿠마시) 있습니다. 밥은 보통과 곱배기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가격은 동일하구요. 저는 그냥 로스트비프 덮밥에 고기 추가를 선택하고 하이볼도 한 잔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받으실 때 마요네즈와 생계란이 들어가는데 괜찮으시냐고 물어보시길래 저는 모두 괜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자리마다 이렇게 물과 물잔, 젓가락, 고기에 뿌려먹는 핑크소금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하이볼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기다리니 드디어 로스트비프 덮밥이 등장했습니다. 서빙을 해 주시면서 처음 오셨냐고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먹는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더군요. 그리고 같이 딸려 나오는 국물은 꼬리탕이라고 들었는데 냉면집에서 비빔냉면을 시키면 함께 나오는 MSG맛 육수 느낌이었습니다.


먼저 소스가 뿌려져 있는 겉부분부터 먹어보았습니다. 마요네즈와 사워크림이 섞여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안쪽에는 데리야끼 소스 비슷한 양념이 들어있어서 보기보다 느끼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소스가 없는 부분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는 같이 나온 크림치즈나 와사비, 앞에 놓여있는 핑크소금을 취향에 맞게 곁들여서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남자들에게 보통 사이즈는 약간 양이 적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고기 추가를 선택했는데 이쯤 먹다 보니 생각보다 꽤 배가 부르더라구요. 호불호가 약간 갈릴 수도 있는 메뉴지만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 방문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일정은 2박 3일로 짧기도 했거니와 학회장 인근에는 JR 노선이 들어오지 않고 지하철역만 있어서 웰컴 도쿄 서브웨이 티켓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웰컴 도쿄 서브웨이 티켓은 도쿄 지하철(도에이 및 도쿄메트로 공통) 24~72시간 자유 승차권과 하네다공항-센가쿠지(泉岳寺)역까지의 케이큐선 편도 또는 왕복권이 세트로 구성된 외국인 전용 티켓으로서, 케이큐 안내소에서 여권을 제시하신 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48시간권 + 케이큐선 왕복권은 1,900엔이며, 다른 구성의 가격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티켓은 이렇게 카드 형태로 된 지하철 승차권과 종이로 된 케이큐선 왕복 승차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티켓을 구입하니 뽑기를 할 수 있도록 코인을 하나 주시네요. 저는 사탕이 하나 나왔습니다.


종이로 된 케이큐선 승차권으로는 자동개찰구를 통과할 수 없으니 유인개찰구에서 확인을 받고 역 안으로 들어갑니다.


개찰구를 통과할 때 직원분이 승차권에 이렇게 도장을 찍어 주십니다.


저는 도쿄 시내로 들어가야 하니 시나가와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타야겠군요.


제가 탈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국내선 터미널에서 이미 자리를 거의 다 채워서 온데다 다들 짐도 많고 퇴근시간까지 겹쳐서 시나가와에 도착할 무렵에는 서 있을 자리도 부족할 정도로 복잡했습니다. 그래도 시나가와역을 지나니 좀 숨통이 트이네요.


사실 도쿄 방면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케이큐 열차가 도에이 아사쿠사선과 직통을 하기 때문에 도중에 센가쿠지역에서 내려서 개찰구를 나온 뒤에 다시 열차를 타야 되는지, 아니면 바로 목적지까지 타고 가도 괜찮은지 좀 궁금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바로 목적지까지 가도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센가쿠지역을 지나 닌교초(人形町)역에 내려서 환승개찰구에 일단 지하철 승차권을 집어넣었는데 역무원에게 문의하라는 메시지가 나오길래 유인개찰구 쪽으로 가서 하네다공항에서 왔다고 말씀드리면서 케이큐선 승차권과 지하철 승차권을 둘 다 보여드렸더니 지하철 승차권을 이렇게 개시해서 돌려주시면서 통과하라고 하시더군요.

지난 주말에 열린 SUI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학회장은 진보초(神保町)역 인근에 위치한 히토츠바시 강당(一橋講堂)이었는데요, 가까운 숙소는 대부분 만실이라 약간 떨어져있긴 하지만 지하철로 금방 오갈 수 있는 아키하바라 워싱턴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도로 하나만 건너면 JR과 츠쿠바 익스프레스 아키하바라역이 있고, 호텔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히비야선 아키하바라역이 있어서 교통은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호텔 건물 1, 2층에는 상점이며 식당 등이 입점해 있었고 로비는 3층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호텔이 그렇듯이 객실이 위치한 층은 카드키를 찍어야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싱글룸이라 약간 좁은 편이긴 하지만 혼자서 지내기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약간 지저분하지만 침대쪽에서 본 모습은 이렇네요.


욕실은 전형적인 유닛 배스 형태입니다. 어메니티는 일회용 칫솔, 빗, 면도기, 바디스펀지 정도가 마련되어 있네요.


조식 쿠폰과 각종 안내문입니다. 객실 내 무선랜도 빠른 편이고 유선랜 포트와 케이블도 별도로 준비되어 있더군요.


아침식사는 3층 로비 옆에 마련된 식당에서 뷔페식으로 제공됩니다. 메뉴도 비교적 다양하고 깔끔한데다 가끔 직원분들이 뷔페에는 나와있지 않은 음료나 요리를 들고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서빙을 해 주시더군요. (제가 머물렀던 동안은 바나나주스랑 피자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갈 때 테이크아웃 커피도 받아갈 수 있습니다.


들어갈 때 좌석표를 받아서 빈 자리에 두고 음식을 가지러 가면 됩니다. 1~2인석이 많아서 혼자 와도 편하게 식사할 수 있고, 가끔 창가 쪽이 비어있으면 바깥 풍경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건 둘째 날 아침식사입니다. 대부분의 메뉴는 고정인 듯 하지만 몇몇 요리는 매일 바뀌는 것 같더군요.

삼례문화예술촌을 둘러본 후 모악산 옆에 위치한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술테마박물관은 국도에서 내려온 후에도 논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와야 되는데, 군데군데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서 길을 헤멜 염려는 없지만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더군요. 8월부터는 전주 시내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도 운행하고 있지만 하루에 두세편 정도밖에 없어서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는 상당히 불편할 것 같습니다.


1층 로비에서 입장권을 구매한 후 계단을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전시가 시작됩니다. (입장권은 성인 2,000원이며 당일 입장권을 제시하면 시음도 가능합니다.) 올라가기 전에 로비에 있는 전시물과 발효숙성실도 둘러보고 가라고 안내해 주셨는데 발효숙성실은 정말로 술을 숙성시키는 곳이라 그런지 별도의 설명이 되어 있지 않은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술테마박물관의 상징과도 같은 술병 피라미드. 익숙한 술병들도 많이 보이네요.


피라미드를 지나서는 약주에 대한 기획전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곡식 소비를 줄이기 위해 60년대 후반부터 포도주 생산을 장려했다고 하는데, 국산 포도주의 역사가 생각보다 길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런 예전 디자인으로 복각판같은 건 안 나오려나요?


수장형 유물전시관은 수장고와 전시관의 특징을 반쯤 섞어놓은 듯한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시물이었다면 바로 이렇게 벽면을 가득 채운 술병들. 비록 전시물 하나하나 상세한 설명이 붙어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주종별로 잘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마셔본 것보다 처음 보는 소주들이 더 많네요.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을 것 같은 소주병들도 있습니다.


유리병으로 된 막걸리는 처음 보네요.


학부 시절때만 해도 통일전망대 같은 곳에서 대동강맥주며 평양소주를 팔았던 기억이 있는데 언제부턴가 수입이 중단된 것 같더군요. 간간이 중국에서 드시거나 가지고 들어오시는 분은 계신 것 같지만요.


아무래도 전통주나 다른 국산 주류들이 메인이다 보니 위스키나 브랜디 같은 증류주들도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 위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해외의 유명한 증류소들도 한번 방문해 보고 싶네요.


향수와 더불어 수집욕을 불러일으키는 미니어처 술병들. 올해 제주도 여행 선물로 한라산소주 미니어처가 그렇게나 인기였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주변에 출장가는 사람들에게 부탁해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시대별 술집들도 분위기에 맞게 잘 재현해둬서 사진찍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담배를 안 피지만 왠지 술 하면 떼놓을 수 없는 담배에 대한 전시관도 2층 한켠에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상주하고 계시는 관장님께서 친절하게 이런저런 설명도 해 주시더군요.


전시관을 나와서 마지막으로 시음을 위해 시음관에 들렀습니다. 매 달 바뀌는 시음주 중에서 1인당 세 잔을 골라서 시음할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비치되어 있는 안동소주, 이강주 등의 네임드급 전통주와 더불어 이번 달에는 2016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리큐르 부문에서 입상한 주류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고량주잔 정도 되는 크기의 작은 일회용 잔에 담아주시기에 취할 염려는 없지만 그래도 도수가 꽤 나가는 술들이 많다 보니 주종을 잘 안배해서 드시는 게 좋겠죠. 혹시 구입이 가능한지도 여쭤봤더니 여기서 직접 판매는 하지 않지만 대신 각 양조장의 연락처가 적힌 안내문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주 신시가지 베테랑에 들러 칼국수와 쫄면으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베테랑 칼국수는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평소에 생각하던 칼국수면과는 달리 예전에 먹던 가락국수같은 느낌이라 신기했습니다. 쫄면은 정석적인 느낌이었고 만두는 피가 굉장히 얇아서 만두소의 맛이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약간 이른 시간에 가서 바로 먹을 수 있었지만 손님 회전이 빨라서 웨이팅이 걸려도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더군요. 주차는 건물 지하주차장에 하시면 되구요, 주문한 음식이 다 나오면 선불로 계산해야 된다는 점도 기억에 남네요.

일기예보에서는 일요일 내내 비가 꽤 내릴 거라고 이야기했었지만 대전 시내에서만 잠시 오락가락하던 비가 대둔산 배티재에 도착할 무렵에는 완전히 그쳐서 큰 문제없이 원래 예정대로 완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배티재에서 한 시간여를 더 달려 도착한 첫 번째 목적지는 삼례 비비정마을. 점심식사를 아직 하지 않았기에 비비정 농가레스토랑에 들러 우선 식사를 했습니다. 식당 바로 앞에도 작은 주차장이 있고 마을로 들어오는 다리 바로 옆에도 크진 않지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주차 걱정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불고기주물럭을 골랐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시는 걸 보니 괜히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버섯전골이나 홍어탕으로 할 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음식은 대체로 깔끔하고 무난한 느낌이었습니다. 간이 세거나 하진 않고 제 입맛에는 약간 심심하거나 적당한 정도더군요. 메뉴나 서비스는 '레스토랑'보다는 '농가' 쪽에 좀 더 힘이 실려 있긴 하지만 서빙을 해 주시는 분들께서도 친절하신 편이고 주문한 메뉴도 빨리 나왔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식당 한 켠에 등록문화재 221호인 구 삼례양수장 건물이 보이네요. 1920년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된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질 않은 것 같습니다.


양수장 건물을 지나 계단을 따라 언덕 위로 올라오면 비비낙안이라는 카페와 함께 만경강과 전주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망대는 양수장과 함께 사용되던 물탱크를 개조해서 만든 것 같은데, 밤에는 전주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만경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 가장 오른쪽에 있는 철교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라선 열차가 다니던 구 만경강 철교입니다. 현재 전라선은 바로 옆에 있는 콘크리트 철교로 이설되었으며 옛 철교는 등록문화재 579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비비정마을의 안내도인데요, 저희는 오른쪽 마을진입로로 들어와서 뚝방길 옆에 차를 세워두었습니다.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비비정은 거리가 약간 있어서 가보진 못했네요.


다시 농가레스토랑 쪽으로 내려오던 길에 만난 고양이들. 사람 손을 많이 탔을 법도 한데 아직은 사람들을 좀 경계하는 것 같더라구요.


비비정마을을 나와 삼례역 인근에 위치한 삼례문화예술촌을 찾았습니다. 이 곳의 건물들은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양곡 창고에서 시작하여 해방 후에도 농협 창고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지역 재생 계획의 일환으로 각종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고 전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참고로 입장료는 성인 2,000원이며 각 전시관 입구에서 입장권을 확인하고 스탬프를 찍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비주얼 미디어아트 미술관은 영상매체와 참여형 콘텐츠 등을 결합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해 둔 공간입니다. 평소에는 주로 기획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였는데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막 기획전이 종료되고 다시 상설전시작품으로 교체된 직후였습니다. 전시된 작품의 의미나 예술적인 깊이는 제가 감히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감상으로는 아마추어적인 감성과 시도가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뮤지엄은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에서 주최하는 핀업 디자인어워드 수상작들을 중심으로 컨셉디자인과 실제 상용화된 제품들을 함께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개중에는 꽤 눈에 익은 제품이나 아이디어도 보이더군요.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실제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제품들도 직접 체험해볼 수는 없고 눈으로만 감상해야 된다는 점이었어요.


김상림 목공소는 과거에 사용된 여러가지 목공용 도구들과 함께 실제 목수의 작업 현장을 엿볼 수 있는 점이 이색적이었습니다.


책박물관은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 그리고 '정직한 서점'이라 불리는 무인 헌책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그림책의 거장 중 하나인 랜돌프 칼데콧 기획전이 진행되어 있었습니다만 전시실 내부는 저작권 등의 문제로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더군요. 건물 외부에 따로 나와있는 헌책방은 관람객이 자유롭게 책을 읽어본 후,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부착된 가격표에 적힌 가격대로 요금함에 자발적으로 돈을 넣고 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여긴 안내도에도 따로 나와있지 않은 건물이었는데 전통놀이와 다도 교육, 사진전 등 다목적으로 활용되는 공간 같았습니다.


책공방 북아트센터에는 인쇄와 제본에 관련된 각종 장비들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장비나 활자들이 실제로 사용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전시실 한켠에서는 보다 현대적인(?) 도구들을 이용해서 출판과 관련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고 있더군요.


이렇게 예술촌 전체를 모두 둘러본 후 마지막으로 문화카페 오스에 들렀습니다. 널찍한 작업공간에서 직접 로스팅을 하시는 모습도 보이고, 누가 오건 말건 느긋하게 늘어져 있는 차우차우도 한 마리 있어서 분위기가 참 여유롭게 느껴졌습니다. 커다란 유리벽 너머로는 분수가 딸린 연못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가격대도 대체로 합리적이니 잠시 휴식도 취하실 겸 한번쯤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해양생물자원관에서 장항읍내를 가로질러 다음 목적지인 국립생태원으로 향했습니다. 국립생태원의 입장료는 어른 5천원이지만 이곳 역시 봄 여행주간을 맞아 50% 할인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정문에서부터 방문자센터를 거쳐 에코리움까지 운행하는 전기차가 있지만 배차간격도 있고 방문자센터에서 한번 갈아타야 되기도 해서 걷기 불편하신 분이 아니라면 천천히 걸어가는 게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길 옆으로는 사슴우리도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구요.




에코리움 내부는 크게 다섯 가지 기후대로 구분되어 있으며 그 외에 상설전시실이나 부수적인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전시 내용이나 동선 상으로 볼 때 제1상설전시실,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 제2상설전시실 순으로 관람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제1상설전시관에서 에코리움 전체에 대한 개요를 훑어본 후 먼저 열대관으로 향했습니다. 열대관 내부는 다른 전시공간에 비해서 비교적 습하고 더운 편이라 입구에 마치 사우나에서 볼 법한 경고문이 붙어 있더군요. 체감상 모든 전시관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동선이 복잡한 것 같았으며, 악어와 거북, 어류 등의 동물들도 상당히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사막관도 열대관과 비슷하게 입구에 고온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었지만 습도가 낮아서 그런지 오히려 서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고 선인장이나 알로에와 같은 다육식물과 사막여우, 프레리독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중해관의 공기는 상당히 상쾌한 느낌이며 올리브와 바오밥나무, 식충식물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막관과 마찬가지로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온대관은 실내와 야외 전시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실내에는 제주도의 식생이나 우리나라의 민물고기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야외에는 수달이 사는 작은 연못과 맹금류 우리, 그리고 설악산의 식생을 옮겨놓은 구역이 있습니다. 이쪽은 전반적으로 익숙한 풍경이네요.







극지관은 확실히 서늘한 느낌은 들지만 다른 기후대관과는 달리 살아있는 생물은 거의 없고 대부분 모형으로 설명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극지관에서 거의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동물이라면 마지막에 있는 펭귄 정도?




로비에 위치한 기념품점에는 마스코트 인형들이 한가득. 꽤 귀엽습니다.







다시 밖으로 나오면 에코리움 앞으로 습지생태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다행히 직접 보진 못했지만 뱀도 사나봐요.





분수가 딸린 큰 놀이터도 있었는데 어린이날을 낀 연휴라 그런지 아이들로 북새통이었습니다. 날씨가 좀 더 더워지면 분수가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도 많이 보이겠네요.








서천읍에 있는 서천수산물특화시장에서 갑오징어랑 우럭으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1층에서 생선을 골라서 회를 뜨고 연계된 2층 양념집에서 먹는 시스템인데 갑오징어가 생각보다 몸값이 좀 나가는 친구더군요. 주말인데다 장날이라 그런지 시장 바로 앞 주차장은 만차였는데 다행히도 바로 옆 골목 안쪽에 있는 상인 주차장에는 공간이 많아 남아있어서 저희는 그쪽에 주차를 했습니다.





기념으로 한산소곡주도 한 병 업어왔습니다. 우희열 명인이 담그는 소곡주는 별도의 디자인으로 된 포장을 사용하는 것 같고 나머지 양조장들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병과 포장에 각 양조장의 라벨을 부착하는 형태로 판매하는 듯 합니다. 저는 양조장까지 들렀다 갈 여유는 없어서 시장 근처에 있는 가게들을 돌아보다가 구입했습니다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양조장도 한번 방문해 보고 싶긴 하네요.




서천 여행의 시작은 판교면에서부터. 옛 장항선 판교역 자리에는 판교특화음식촌이 들어서 있는데요, 건물 옆으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주변을 둘러보거나 근처 식당에 가실 때 이용하시면 편리합니다.




역이 외곽으로 옮겨간지는 꽤 지났지만 역전슈퍼는 건재합니다.




약간 이른 점심을 먹으러 삼성식당으로 향합니다. 11시인데 벌써 세네 테이블 정도가 차 있네요.




맞은편에는 라이벌 수정식당도 있습니다. 이곳 역시 문전성시.






주문한 냉면이랑 만두가 등장했습니다. 음식 맛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제 기준으로도 육수 맛이 무지 강하고 사리도 공장제 같았지만 돼지고기가 올라가 있는 건 좀 특이하더군요. 양 많고 가격도 착한 편이라 근처를 지나가다 한번쯤 맛보는 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세기말 판교. 소화도 시킬 겸 동네 산책을 하며 옛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건물들을 둘러보고 장항 쪽으로 이동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입니다. 별다른 사전정보 없이 찾아갔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네요. 전시관 입장료는 원래 대인 3천원이지만 봄 여행주간을 맞아 5월 14일까지는 50% 할인된다고 합니다.




외관은 저희 학교에 있는 스포츠컴플렉스를 약간 닮았는데 안으로 들어와보니 내부는 또 KI빌딩을 닮은 것 같기도 하구요. 가운데 있는 저 큰 유리기둥은 이곳의 상징조형물인 'SEED BANK'인데요, 각종 해양생물의 표본을 담고 있습니다.












전시관은 4층에서부터 내려오면서 관람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산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과는 달리 살아있는 생물은 전시되어 있지 않지만 나름대로 흥미로운 전시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1층 로비에 있는 뒷문으로 나와서 안내판을 따라가면 해변을 따라 조성된 송림산림욕장이 보입니다.





그리고 소나무 사이로 스카이워크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스카이워크는 5월 말까지 무료로 운영되며 그 이후에는 서천사랑상품권 2천원권을 구입해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카이워크 위에서 올라가면 주변의 송림과 갯벌은 물론이고 멀리 군산까지 보입니다. 군데군데 바닥이 철망으로 되어 있어서 간혹 무서워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정말 좋았습니다.







저 멀리 언덕 위로 장항제련소의 굴뚝이 보입니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장항제련소의 용광로는 1989년에 폐쇄되었지만 남아있는 굴뚝과 함께 주변 환경에 대한 정화작업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이 상당히 탁해서 발을 담그거나 해수욕을 하기는 어려워 보였지만 가벼운 산책이나 조개잡이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대전 은행동 지하상가에서 있었던 에이프릴 팬싸에 다녀왔습니다.
릴덕은 아니지만 굉장히 여유로운 분위기라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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