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우에노 공원을 찾았습니다.
공원 입구에서 외발자전거 등을 이용한 거리 공연이 한창 열리고 있었는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 기예단 공연을 홍보하기 위해 나온 듯 하더군요.
공원을 가로질러 도쿄 국립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도쿄 국립 박물관은 본관과 동양관을 비롯하여 특별전시실로 사용되는 헤이세이관, 체험학습장인 효케이관,
그리고 호류지 보물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물관 건물 중 가장 오래된 효케이관은 1908년에 지어졌다고 하네요.
1937년에 지어진 본관에서는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일본 미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불교 미술을 비롯해서 다기, 서화 등의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지요.
개인적으로 예술품이라 보기에는 약간 애매하지만 일본도와 장궁 등의 무기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무기와 갑주들을 보면서
저 화려함 뒤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숨어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씁쓸해졌습니다.
1968년에 지어진 동양관에는 세계 각국에서 기증받은(혹은 약탈한?) 문화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카이로 박물관에서 선물했다는 미라도 있더군요.
동양관의 가장 위층에는 우리나라의 문화재도 있었습니다.
상당수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국내에서 보기 드문 유물들도 꽤 있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했습니다 -ㅅ-
박물관을 나와 마루노우치로 향했습니다.
석양이 드리워진 빌딩 사이로 우뚝 솟은 도쿄타워가 보이네요.
고쿄히가시교엔은 다음 날 둘러볼 예정이었기 때문에 니주바시만 보고 왔습니다.
니주바시는 수면에 비친 다리의 모습이 안경처럼 보인다 해서 메가네바시라고도 불리는데요,
1924년 김지섭 의사가 고쿄를 향해 폭탄을 투척한 장소이기도 하지요.
해가 저물 쯤 해서 츄오선을 이용해서 나카노로 이동했습니다.
나카노역 북쪽 출구로 나와 아케이드 거리인 선 몰을 따라가다 보면
아실 만한 분들은 다 아실(^^;) 나카노 브로드웨이가 나옵니다.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겉보기엔 여느 상가와 다를 바가 없어보입니다만
2층부터는 개성있는 취미 관련 샵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별천지나 다름없는 곳이죠 -ㅂ-
전자악기 매장에서 발견한 보컬로이드 시리즈.
아직도 인기가 식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렇게 쇼케이스를 임대해주고 개인이 팔고자 하는 상품을 위탁판매해주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굳이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이렇게 다양한 샵이 입점해있는 나카노 브로드웨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은 바로 만다라케입니다.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2층부터 4층까지 곳곳에 분야별로 특화된 매장들이 위치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3층에 위치한 본점은 독특한 인테리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끕니다.
본점 옆에는 이렇게 매입만을 전문으로 하는 공간을 따로 두어서 손님들로부터 중고품을 매입하고 있었습니다.
본점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본점 2관입니다.
여기서는 주로 성인만화(
*-_-
*)와 화보집 등을 취급합니다.
물량은 많은 편이지만 가격이 오사카쪽 만다라케 매장들에 비해 조금 더 비싼 듯 하더군요.
만다라케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코스프레 스탭의 인기 투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항상 진행되고 있는 것 같던데...뽑히면 보너스라도 좀 나오려나요? ^_^;
나카노 브로드웨이를 둘러본 후 신주쿠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저희가 묵은 방은 트리플룸에 침구를 하나 더 놓아서 네 명이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요,
전체적으로 시설은 조금 낡았지만 지내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일본의 전통 여관 분위기를 느껴보시고자 하는 분께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타카시마야 식품관에서 사 온 생선초밥과 도시락을 꺼내 조금 늦은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평소에 사 먹기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타임세일을 잘 노리면 싸게 살 수 있지요^^
저녁식사를 마친 뒤 호텔 6층에 위치한 목욕탕에 목욕을 하러 갔습니다.
물론 방마다 샤워시설과 화장실은 모두 갖추어져 있지만 좁아서 쓰기가 좀 불편했거든요.
6층의 공동 목욕탕은 작지만 노천탕도 있고 남탕의 경우엔 사우나도 있어서 하루의 피로를 풀기엔 딱이죠.
목욕탕을 나오면 편히 누워서 쉴 수 있는 휴게실도 있구요.
단, 목욕탕 자체는 24시간 개방하지만 사우나는 저녁 시간에만 사용하실 수 있으며
탕에 직접 들어가시면 안 된다고 하니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 맥주를 마시며 TV를 보는데 마침 Perfume의 Baby crusing Love가 흘러나오고 있더군요.
TV 소리를 자장가 삼아 어느샌가 잠이 들었습니다.
To be continued...